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유례없는 관세를 부과했는데, 증권가에선 한국이 다음 표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미 무역 흑자가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상으론 대만, 베트남 등이 언급되고 있다.

3일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3년 말 기준 미국의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2.68%에 불과했다”며 “캐나다와 멕시코에 적용된 25%는 미국의 대외 수입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 부과에 해당한다”고 했다.

고율의 관세 부과는 무역 보복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보복관세를 적용할 방침을 밝혔다. 이번에 10% 추가 관세 인상이 예고된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엔 상대국의 보복관세 부과 시 추가 보복 조치를 포함하고 있어 본격적인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불법 체류 외국인과 펜타닐을 포함한 마약으로 인한 위협, 즉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EPA)에 해당하는 비상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역시 ‘미국 북부 국경을 통한 불법 마약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남부 국경에 비상상황을 선포한 취임 당일 행정명령과 쌍을 이룬다.

이 연구원은 “이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관세 부과의 대상이 된 가장 직접적인 이유”라며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과 마약 문제뿐 아니라 순수한 경제적인 이유, 즉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도 그 이유”라고 분석했다. 2023년 기준 캐나다와 멕시코는 각각 전체 수출의 77.6%, 79.6%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관세 부과 조치에 예외는 없다고 이 연구원은 판단하고 있다. 그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멕시코는 미·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대상국임에도 관세 부과가 결정됐다”고 했다. 캐나다에 대해선 “G7에 속한 오랜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의 20개 자유무역협정(FTA) 대상국 중 하나라는 이유로 보편관세의 예외적인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보다 냉정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무역 적자에 집중할 경우 관세 압력을 받을 확률은 미국의 적자를 크게 발생시키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무역적자 대상국 상위 10국은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 한국, 캐나다, 아일랜드다.

이 연구원은 “대만, 한국, 베트남, 캐나다, 태국은 2018년과 비교해 100% 이상 미국의 무역적자가 확대된 대상국”이라며 “보편관세 도입 시 관세 부담은 물론 캐나다, 멕시코의 사례와 같이 선별적인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