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록밴드 원 리퍼블릭의 공연. /원 리퍼블릭 인스타그램

“우리 한국 노래방 스타일로 놀아볼까요? 한국은 정말 대단합니다. K팝은 미국에서 시작한 것을 더 크고 멋있게 키워냈어요. 이 도시가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되는 과정을 보는 건 정말 놀랍고 즐거운 일입니다.”

지난 1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7년 만에 방한한 미국 록 밴드 원 리퍼블릭이 영어와 한국어를 같이 쓰며 소감을 말하자 관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옵니다.

110분의 공연 후 이어진 앵콜 무대. 빌보드 싱글차트 2위까지 오르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곡 ‘카운팅 스타즈’를 부르자 관객들은 휴대폰 조명을 켜 별빛을 만듭니다.

“나이는 들었지만, 늙은 건 아냐/ 젊지만 그렇게 무모하진 않아.”<카운팅 스타즈 中>

공연이 끝나고 보컬 라이언 테더는 팬에게 선물 받은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를 외칩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MJ 23 버거 /이혜운 기자

벅찬 감동을 가슴에 품고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MJ23 스포츠 바 앤 그릴’. 농구계의 전설 마이클 조던 팬이라면 바로 알아차릴 그와 협업해 만든 버거집입니다. 조던의 소울 푸드(영혼의 음식)라는 버거 맛을 재현한 시그니처 버거와 생맥주를 먹고 마시며 바에 있는 TV로 NBA(미국 프로 농구) 경기를 보고 있으니 여기가 미국인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미국 밴드 공연과 현지 맛을 재현한 음식, 건물을 가득 채운 미디어 아트를 보고 있으니 ‘굳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 여행을 가야 하나’ 싶습니다.

2023년 11월 인천에 문을 연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첫 해 성적표는 연착륙으로 평가됩니다. 인스파이어의 직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매출은 219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카지노 1079억원, 호텔객실 462억원, 식음료 390억원, 엔터테인먼트 260억원 수준입니다. 인스파이어 카지노의 월 평균 매출은 지난해 8월 3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는 국내 카지노업계 1·2위 사업장인 파라다이스시티와 파라다이스 워커힐이 월평균 300억원 중반, 280억원 후반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입니다.

인천 인스파이어가 1여년 만에 연착륙을 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돈이 되는 여기 힙해 마흔 번째 이야기입니다.

<1>공연의 성지가 된 아레나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 록밴드 원리퍼블릭 공연 /이혜운 기자

“공연할 곳이 너무 없어요.”

한국 공연계 고질적인 문제였습니다. K팝 가수들이나 음악 시상식들이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열리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연계 불모지인 한국에 가뭄의 단비처럼 문을 연 곳이 인스파이어 아레나입니다.

총 1만5000석 규모의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인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음향과 실내, 인천 공항에서 가깝다는 거리적 요인으로 K팝 가수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에게도 인기 공연장으로 떠올랐습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직접 기획하고 주최하는 ‘인스파이어 콘서트 시리즈’의 네 번째 공연이기도 한 원 리퍼블릭은 지난해 7월 ‘인공 낙원(Artificial Paradise)’을 발표하고 월드 투어를 하며 중국-한국-일본의 빠듯한 일정을 인스파이어 덕에 소화했습니다. 지난해 ‘마룬파이브’, ‘린킨 파크’, ‘웨스트라이프’ 등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인스파이어 콘서트 시리즈는 다음 달과 오는 3월 세계적인 DJ ‘카이고(KYGO)’와 ‘제드(Zedd)’ 공연도 예정돼 있습니다.

K팝 가수들도 올 상반기 이준호, 태양,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화려한 공연 라인업이 준비돼 있습니다. 다른 많은 공연장들과 달리 실내 대기가 가능해 팬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총괄하는 장현기 GM은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운드 시스템, 관객과 더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객석 구조, 원하는 무대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첨단 무대 장치 등을 갖춰 아티스트들의 공연 만족도가 높다”며 ‘K팝 메카’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돌고래’부터 ‘일월오봉도’까지

인스파이어 시그니처 돌고래쇼 /이혜운 기자

인스파이어 리조트 중심 거리는 매시 30분마다 건물 내 사람들이 모두 모입니다. 이들이 페스티벌 공연장이라도 온 듯 빼곡히 바닥에 앉아 천장을 쳐다보며 기다리는 것은 돌고래들. 인스파이어의 스테디 셀러로 자리 잡은 미디어쇼 ‘언더 더 블루랜드’를 보기 위함입니다.

길이 150m, 높이 25m의 ‘오로라(LED로 만든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에서 펼쳐지는 이 쇼는 바다 생명체들의 이야기입니다. 천장을 가득 채운 고래들은 마치 대형 수족관이라도 온 듯합니다. 현실적인 감정을 넘어 몽환적인 느낌까지 전해주는 이 쇼를 보기 위해 개장 7개월 만에 200만명 방문객이 몰렸습니다. 최초 100만명 달성에 4개월이 걸렸지만 200만명 돌파에는 3개월이 걸렸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인증 숏폼 영상으로 올라오는 곳도 이 곳입니다. 소셜미디어 시대, 시그니처 인증샷 공간이 있다는 중요한 장점입니다.

이 공간을 어떤 작품들로 채울지는 인스파이어 관계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너무 자주 바꿀 경우 이 작품을 보러온 첫 방문객이 “놓쳤다”며 실망할 수 있고, 안 바꿀 경우 자주 오는 단골 관객들이 “지겹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미디어 아트쇼 '오로라 익스프레스' /인스파이어 리조트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인스파이어는 올해 ‘언더 더 블루랜드’는 계속 공연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쇼 콘텐츠 ‘오로라 익스프레스(Aurora Express)’를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관상’ ‘해운대’ ‘마더’ 등 국내 영화와 드라마,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정채웅 감독 등이 참여한 약 3분 길이의 이 쇼 영상은 오로라 특급열차를 타고 인스파이어에서 열리는 ‘매지컬 페스티벌’로 떠나는 여정을 4막에 걸쳐 그립니다. 역동적이고 극적인 뮤지컬 음악과 화려한 비주얼이 인상적이라고 합니다.

오는 설 연휴 기간에는 다목적 대형 원형홀 ‘로툰다’에서 156개 LED 패널로 이뤄진 키네틱 샹들리에의 영상과 펜스 조형물로 한국 민화인 ‘일월오봉도’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리조트 곳곳을 한국 민화 모티브의 장식으로 꾸며 푸른 뱀의 해를 맞이한다고 하는데요. 투숙객이 아니어도 리조트 방문객들은 하늘과 조상의 축복, 나라의 번영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 조형물을 관람하며 새해 소망을 기원할 수 있다고 하니 설 연휴 기간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3>음식부터 쇼핑까지…올인원 엔터테인먼트

인스파이어 셰프스 키친 /인스파이어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실내 공간에서 맛집 투어부터 쇼핑, 공연, 워터파크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11개의 레스토랑과 1000석 규모의 초대형 푸드코트 ‘오아시스 고메 빌리지’는 가격 별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 껏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공연을 본 사람들에게는 티켓 소지자에 한해 15% 할인도 해줍니다. 실내 워터파크 ‘스플래시 베이’, 유아 놀이 공간 ‘바운스 더 퍼스트’ 및 ‘슬라라’, 스포츠시설 ‘가인볼링센터’ 등 다양한 액티비티 시설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실내에서의 움직임 만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인스파이어 오션타워 욕실 /인스파이어

무엇보다 인기 있는 건 포레스트 타워, 선 타워, 오션 타워 등 타워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와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는 5성급 호텔입니다. 모던 내추럴을 선호한다면 오션을, 화려한 인테리어의 파티 모드를 원한다면 썬을,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캐주얼 콘셉트가 낫다면 포레스트가 좋습니다. 이런 ‘올 인원 엔터테인먼트’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스파이어는 ‘리틀 라스베이거스’로 입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오는 설 연휴, 복잡한 해외 여행 대신 한 번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기힙해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