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의도 주식시장에서 서학개미들의 투자액이 몰리는 종목에 따라서 투자하는 ‘밴드왜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밴드왜건 현상이란, 사람들이 유행에 동조하거나 다수의 선택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2023년 말에 출시한 ‘KODEX 미국서학개미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10영업일 만에 순자산이 2배로 늘어 2000억원을 넘겼다. 이 상품은 작년 수익률이 99%로 900여 개 ETF(레버리지 제외) 중 가장 높았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 투자 고수들의 포트폴리오를 똑같이 따라해서 수익을 낸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포트폴리오를 복제해서 최고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고수익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개인 투자자들도 덩달아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는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종목 중에서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보관 금액 상위 25개 기업’을 편입한다. 현재 투자 기업으로는 브로드컴,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아이온큐, 팔란티어 등이 있다. 최신 투자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매달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선(先)학습 후(後)투자하는 스마트한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고 상품을 출시했는데 집단 지성의 힘인지 작년 성과가 무척 좋았다”면서 “여러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특정 업종이나 주식에 쏠리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 분포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가령 안정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코카콜라는 작년 말 처음 편입되었는데, 올해 미국 주식시장이 예전처럼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란 투자자들의 생각이 반영되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