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을 마감하면서 한 증권사 리서치 센터가 45쪽짜리 장문 반성문을 써내서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는 김학균 리서치 센터장 등 16명의 연구원 이름으로 ‘2024년 나의 실수’라는 제목의 반성 리포트를 발간했다.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는 2년 전부터 매년 시장이나 산업 예측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돌아보며 실수를 반성하는 리포트를 내고 있다.
김학균 센터장은 올해 가장 큰 실수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을 간과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과 독일 폴크스바겐의 공격적 구조 조정은 결국 중국차 부상에 대한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면서 “중국은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덤핑 공세로도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협박에 맞서기 위해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용인하고 있는 듯한 위안화 약세도 한국 경제에는 부담”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종 역시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이 연초 전망을 빗나가게 한 요인으로 꼽혔다. 박상욱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예상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가팔랐다”며 “중국을 간과했던 것이 문제”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제재로 중국 반도체 업체의 생산능력이 제한될 것으로 봤지만, 중국 업체의 D램 출하량이 추정치를 웃돌았다”고 했다.
박소연 주식 전략 담당 연구원은 “올해 정부의 밸류 업(기업 가치 개선) 프로그램이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식는 속도도 빨랐다”며 “중복 상장·배당 기피 등 한국 주식시장에 50년 넘게 누적되어 왔던 문제들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