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가 올해도 반성문을 써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2022년부터 연말마다 시장, 자산, 산업 예측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자체 진단하고 개선 방안과 새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한 연구원 16명은 30일 ’2024년 나의 실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A4용지 총 46페이지 분량으로 각 연구원이 맡고 있는 자산·산업에 대한 총평이 담겼다.
운송·조선·기계 부문을 담당하는 엄경아 연구원은 “해운업황을 오판해 화주사에 예측 가능성을 못 드렸다”고 했고, 유통·섬유의복·인터넷 부문을 맡은 서정연 연구원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이 뿌리 깊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가볍게 생각했다”고 했다.
중국 기업의 거센 추격도 연초 전망이 빗나간 요인으로 꼽혔다. 박상욱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예상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빨랐다”며 “중국을 간과했던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재로 중국 반도체 업체의 생산능력이 제한될 것으로 봤지만, 중국 업체의 D램 출하량이 추정치를 웃돌았다”고 했다.
신영증권은 중국에 역전을 허용한 한국 산업·종목은 2025년에도 경계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저렴해 보이는 밸류에이션(Valuation·기업 평가 가치)이 더 싸지는 ‘밸류트랩(value trap)’이 나타날 수 있다는 취지다.
김학균 센터장은 “여러 걱정이 많은 한국 경제와 증시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이 아닌가 싶다”라며 “중국은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덤핑 공세로도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철강과 석유화학, 태양광,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의 분야에서 중국발 공급과잉이 감지되고 있다”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협박에 맞서기 위해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용인하고 있는 듯한 위안화 약세도 한국 경제에는 부담”이라고 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 경제가 수출과 부동산 투자에 의존해 왔던 만큼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봤다. 다만 중국의 성장에 혜택을 받았던 제조업 강국 한국과 독일이, 이제 두드러지는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제대로 밸류에이션해야 한다”며 “이를 고려해도 싼 종목이 적지 않아 2025년 (한국) 시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차이나 트랩은 잘 피해 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