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던 2020년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코스닥시장 일일 하락종목 수가 많은 날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올해라는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무더기 상장 속 체력이 약해졌고, 금융투자소득세 논란에 이어 비상계엄 사태까지 터지면서 코스닥시장을 떠받쳤던 개인 투자자마저 이탈한 결과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날 627.01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새 34.32포인트(5.19%) 하락하면서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코스닥지수의 연중 하락률은 27.6%로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최하위다.
또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1552개의 주가가 전날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 하루 하락종목 수 기준 역대 두번째로 많았다.
코스닥시장 하락 종목이 가장 많았던 날은 이른바 ‘검은 월요일’이었던 올해 8월 5일이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 상장사 1608개의 주가가 빠졌다. ▲3위 9월 4일 1488개 ▲4위 12월 6일 1464개 ▲5위 8월 2일 1457개 등 코스닥시장 하락종목 수가 많은 날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올해 나왔다.
매년 코스닥시장에 100개가 넘는 종목이 신규 상장하고 있는 만큼 하락종목 수가 많은 날도 최근에 집중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코스닥시장 종목 수가 늘어나는 것과 달리 시가총액은 뒷걸음질쳤다는 점이다.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은 2020년 12월 9일 1460개에서 전날 1776개로 21.6%(316개) 늘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361조9680억원에서 313조150억원으로 13.5%(약 49조원) 감소했다. 4년 사이 코스닥지수는 913.81에서 627.01로 30% 넘게 고꾸라졌다.
코스닥시장 대들보 역할을 했던 개인 투자자의 이탈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내내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이 계속됐고, 가까스로 여야가 폐지를 합의하자 이번엔 비상계엄 사태가 터졌다.
개인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코스닥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인 지난 4일부터는 순매도 규모가 총 1조4500억원에 달했다.
코스닥지수가 저점 구간에 들어섰다는 지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날 기준 코스닥시장 등락비율(ADR)은 61.56%다. ADR은 최근 20거래일 동안 상승종목 수를 같은 기간 하락 종목 수로 나눈 수치다. 보통 75% 밑이면 과매도 구간으로 본다.
다만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재차 진행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투자심리가 단기간 내 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보다 더 암울하다”며 “정파를 떠나서 하루빨리 정치적 불확실성을 걷어내기만 바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