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유액이 1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액은 117억3834만달러(약 16조85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2억8916만달러에서 약 3배 증가했다. 자료 조회가 가능한 2011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따져 역대 최고치다.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몰렸다.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셰어스 ETF’의 보관액은 4일 13억2589만달러다. 또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국 국채로 구성된 지수를 추적하는 ‘아이셰어스 20+ 이어 트레저리 본드 ETF’ 보관액은 7억9682만달러, 엔화로 투자하는 미국 장기채 상품인 ‘아이셰어스 20+ 이어 US 트레저리 본드 JPY 헤지드 ETF’는 7억8313만달러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과 장기채 ETF 보유 금액이 급증한 것은 앞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올라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연준은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하면서 30개월 만에 통화 정책을 전환했고 11월에도 0.25%포인트 금리를 내렸다. 1~2년 정도 지속되는 금리 인하기의 문을 연 것이다. 연준은 9월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내년 말 기준금리가 연 3.4%, 2026년 말 연 2.9%가 될 것이라는 신호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