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LS증권은 코스피지수가 2300선도 깨지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졌던 ‘박스피’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9일 전망했다. 박스피는 특정 범위에 갇혀 코스피지수가 오르내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수출 규제와 이에 따른 경기 우려가 불거졌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마저 더해졌다.

주식시장의 바닥으로는 코스피시장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0.805배 수준인 2300선이 꼽힌다. 정 연구원은 “과거 대부분은 PBR 0.8배 초반에서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기록했다”며 “PBR 0.81배는 2019년 8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이 맞물렸을 때 나타났다”고 했다.

문제는 코스피지수가 2300선마저 이탈하면 바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수급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먼저 외국인이 윤석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자, 은행주를 중심으로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은행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수급이 흘러 들어갈 만한 업종이 부재한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개인은 저가 매수 전략을 선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도 ‘사자’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하락 국면에선 개미의 저가 매수 전략이 딱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 연구원은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2300선에서 하방 지지를 기대 또는 희망하고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코스피지수 적정 PBR 수준이 내려갈 수 있다”며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코스피지수는 순자산이 늘어도 PBR 수준이 낮아지면서 1900~2100에서 등락을 거듭했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그 당시의 악몽이 떠오르는 것은 2011년 이후 주식시장은 낮아진 한국의 성장률을 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2%를 밑도는 성장률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