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순식간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며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피해 보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거래소 서비스 장애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면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는 현재 홈페이지와 카카오톡 상담 등 고객센터를 통해 보상 접수 희망 고객에게 절차를 안내하고 피해 소식을 접수받고 있다. 업비트는 일부 투자자들에게 피해보상을 완료한 상태다. 빗썸 역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접수받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어떤 피해에 대해 어떤 보상을 제공할지 데이터를 분석하고 검토하고 있다. 다만 30여분 정도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코인원은 따로 보상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일 오후 10시 40분쯤부터 업비트와 빗썸에서는 약 2시간가량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계엄 선포로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급락하자 투자자들은 일시에 ‘패닉셀(공황 매도)’에 나섰다. 이날 오후 10시 50분 기준 비트코인은 업비트에서 8800만원 대까지 수직 낙하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폭락세를 기록했다. 일주일 새 90% 폭등하던 리플은 3400원에서 1620원까지 급락했고 솔라나는 36만원에서 18만원, 이더리움은 50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하락했다. 반면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가격은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았다.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5개 거래소의 일일 거래대금은 약 51조5810억원에 달했다. 업비트의 최근 24시간 기준 거래대금은 41조4050억원, 같은 시각 빗썸의 거래대금은 9조1150억원을 기록했다. 불안감으로 인한 패닉셀과 저렴한 가격에 가상화폐를 주우려는 투자자들이 뒤섞였다.
업비트는 이전 접속 장애 시 증권사 거래 플랫폼과 비슷한 규정으로 보상했다. 앞서 2022년 입출금 서비스 시스템 장애 발생 당시 업비트는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거래 수수료 면제와 함께 일정 금액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또 일부 고객에게는 장애 발생 기간 동안의 거래 수수료도 면제됐다. 빗썸과 코인원 역시 몇 차례 서비스 장애 당시 수수료 면제와 보상금 지급, 서비스 개선 등의 방법을 통해 고객 보상을 제공했다.
여러 차례 반복되는 거래소 서비스 장애에 투자자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 모두 연 1회꼴로 접속 장애 및 매매 장애가 발생했다. 대부분 일시적인 트래픽 집중 현상으로 용량에 과부하가 걸리면서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이번 사태 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접속 장애 해결을 위한 서버, 회선 증설, 매수·매도 속도 보완 등 인프라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으며, 금융 당국 또한 이번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거래소들이 적절한 보상에 나서는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지 등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피해 접수 시 피해 발생 시각과 내용 등을 기재해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다만 보상 기준에 관련해 해석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 처리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 관계자는 “지연 발생 이후 선제적으로 보상을 검토했다”며 “접수된 건들에 대해서 이미 검토 완료되어 보상까지 종결된 케이스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