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금근로자가 올해 처음 10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보험사들이 여성 특화 상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여심(女心)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당연해지고 경제력과 구매력이 상승하면서 여성이 보험의 새로운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주요 질병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여성 보험 트렌드는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운전자보험이나 종신보험 등 다양한 특화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여성의 초혼 연령과 평균 출산 연령이 올라가면서 불임이나 난임 등에 대한 보장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것도 여성 특화 보험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험업계는 지금은 아직 여성 특화 보험 시장 성장의 초기 단계라고 보고, 앞으로 여성의 보험 가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래픽=양인성

◇여심 잡기 나선 보험사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를 표방하고 있는 한화손해보험은 지난달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3.0′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출시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의 세 번째 시리즈 상품이다. 임신·출산 관련 보장 영역을 강화하고 ‘정신건강 관련 특약 4종’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손보는 금융권 최초로 여성 전문 연구소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해 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화손보에 뒤질세라 다른 보험사들도 잇따라 여성 특화 보험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8월 여성 생애 주기를 고려해 맞춤형 보장을 제공하는 ‘굿앤굿여성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임신·출산기에는 유방·생식기·갑상선·비뇨 질환을, 폐경기에는 골 질환과 수면·정신 질환을, 노화기에는 근육·관절·뇌 질환을 집중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이다.

신한라이프도 지난 6월 여성 특화 보험 ‘신한건강보장보험 원(ONE)더우먼’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여성에게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질환뿐 아니라 갱년기 질병까지 보장한다. 난소 기능 검사 할인, 난자 동결 시술 우대 등 여성 특화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하는 여성 1000만 시대

이런 배경엔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늘어난 여성들의 보험 수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급여나 일당 등을 받고 일하는 여성 임금 근로자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여성 비중도 역대 최고치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8월 월평균 여성 임금 근로자는 101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전체 임금 근로자(2202만7000명) 중 여성 비율도 46.1%로, 1년 전(45.7%)보다 0.4%포인트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험연구원 “여성 보험, 밝은 전망”

업계에서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 보험 상품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판매되고 있는 여성 특화 건강보험은 유방암 진단비나 산후 우울증 치료비 특약, 난소 나이 측정 검사 서비스와 같은 여성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종신보험이나 운전자보험 등에서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증대에 따른 상품 구매력 확대와 남성보다 강한 위험 회피 성향 등 때문에 여성의 보험 가입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출시된 여성 특화 보험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 특화 보험 시장은 밝은 성장 전망이 예상된다”고 했다.

최근 금융 당국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보험 상품이 출시될 수 있게끔 길을 터주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임신과 출산이 보험 대상에 포함되는지 해석이 모호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지난 8월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임신·출산을 보험 상품 보장 대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1호 상품은 한화손보가 지난달 출시한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3.0무배당’ 상품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임신·출산 관련 보험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