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성산구 MNC솔루션 공장 전경. /MNC솔루션 제공

공모주 투자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앞서 케이뱅크, 오름테라퓨틱 등이 잇따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 연기를 택한 가운데 올해 마지막 코스피 ‘대어’로 주목받았던 MNC솔루션마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NC솔루션은 지난 2일까지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아 들었다. 최종 경쟁률은 8.18대 1에 그쳤고,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하단 대비 19% 하향 조정한 6만5000원에 확정됐다.

MNC솔루션 수요예측에는 국내 기관 157곳, 해외 기관 41곳 등 국내외 기관 투자자 198곳만 참여했다. 이중 158곳 기관이 밴드 하단(8만원) 미만의 가격을 써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 보유 확약 기관은 0곳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월 중순 불어닥친 공모주 한파가 갈수록 위세를 더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5조원 몸값의 코스피 대어로 주목받았던 케이뱅크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 철회를 정한 뒤로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씨케이솔루션 등이 상장을 철회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한 새내기주가 쏟아지면서 공모주 시장 투자심리가 악화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119.93%에 달하던 새내기주 상장 첫날 수익률은 3분기 22.99%로 크게 둔화했고, 지난달에는 -9.58% 손실로 전환했다.

여기에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잇따라 빠져나가며 국내 증시가 얼어붙은 것도 악재가 됐다. 지난 29일에는 바이오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오름테라퓨틱마저 상장을 철회하고 내년으로 상장을 미뤘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 상장 철회다.

MNC솔루션은 주관사인 KB증권과 모집 주식 수를 기존 300만주에서 240만주로 줄여 상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밴드 하단 기준 2400억원(신주 비율50%)이었던 공모 금액은 1560억원으로, 최대 882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595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케이뱅크, 오름테라퓨틱스 등 내년 초로 상장 공모 절차 재도전을 예정한 기업들의 고민은 커지게 됐다. 공모주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 초 조단위 대어들이 한꺼번에 몰릴 수도 있게 돼서다. 당장 LG CNS가 내년 초 상장을 목표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MNC솔루션은 상장을 미뤄도 공모주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인수 당시 활용한 펀드 만기가 다가온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NC솔루션은 오는 5~6일 일반 투자자 청약을 거쳐 12월 중 상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