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손해보험사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펫보험 비교 플랫폼에 참여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에서 보험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수는 800만 마리가 넘지만 펫보험 시장은 가입률이 아직 1% 수준으로 저조한 만큼 잠재적인 시장성이 크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9일부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반려동물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동시 입점했다. 메리츠화재의 입점 결정으로 상위 5개 손보사(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가 비교 추천 플랫폼에 모두 입점하게 됐다.
일명 ‘네카오’의 페이 플랫폼을 통한 반려동물 비교·추천 서비스는 반려견(말티즈 등 477종)과 반려묘(코리안 숏헤어 등 97종)의 보장내역, 가격 등 다양한 보험사의 펫보험 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이번에 플랫폼 입점을 결정한 메리츠화재는 펫보험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보험사다. 그럼에도 펫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의 구조상 단순히 보험료가 저렴한 특정 상품에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입점을 미뤄 왔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의 주도로 만들어진 펫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의 흥행에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위는 카카오페이에 동일한 상품 비교를 위해 대세 상품인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을 쉽게 구분해 비교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라고 주문했다. 또 일반보험 형태로 플랫폼 비교서비스에 진출한 삼성화재가 최근 장기보험 형태로 입점하면서 원활한 비교가 가능해졌다.
금융 당국까지 나서 펫보험 정비를 주문하는 이유는 이 시장이 보험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메리츠·한화·롯데·삼성·현대·KB·DB·농협·라이나·캐롯손보 등 10개 손보사의 9월 기준 올해 일반·장기 펫보험 상품 신규계약 건수는 6만311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5만8456건)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펫보험 상품 출시로 10개 손보사가 벌어들인 보험료도 559억원으로 지난해(468억원)보다 많다.
수요는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실제 가입률은 저조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펫보험 가입률은 ▲2018년 0.1% ▲2020년 0.4% ▲2022년 1.0% ▲2023년 1.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스웨덴(40.0%), 영국(25.0%), 미국(2.5%)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은 폭발적으로 가입률이 늘어나는 상품은 아니지만 가입률이 아직 저조한 만큼 시장성이 있다”면서 “게다가 펫보험 선호 연령층을 봤을 때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한 젊은층이 많기 때문에 지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나중 수요를 위해 기반을 마련해 두는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입점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