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한 지 6개월이 흐른 가운데 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했거나 예고(안내공시)한 기업이 국내 전체 상장사의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코스닥 전체 시총의 약 38%가 공시에 동참했다. 밸류업 계획 공시가 일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모두 합쳐 60곳이다. 앞으로 자율공시를 하겠다고 안내공시를 낸 25곳까지 합치면 총 85개 상장사가 밸류업 공시에 동참한 셈이다. 국내 전체 상장 기업 수(2621개)와 비교하면 3.24%에 불과하다.
상장사 수가 아닌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수치가 확 올라간다. 자율공시와 안내공시를 낸 상장사 시총을 모두 합하면 755조8895억이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전체 시총(2011조4214억원)의 37.58%에 해당한다. 기업 수는 적은데 시총 비중은 높다는 건 공시 참여 상장사가 대부분 대형주라는 의미다.
실제로 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한 60곳 가운데 56곳이 코스피 상장사다. 안내공시 역시 25곳 중 16곳이 코스피 상장사고 코스닥 상장사는 9곳에 그친다. 또 밸류업 계획 자율공시를 예고한 시기도 코스피 상장사는 모두 올해 4분기인데 반해 코스닥 기업 9곳 중 4곳은 2025년 1~2분기에 공시하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올해 5월 말부터 6개월가량 흘렀다. 거래소는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이 계속 늘어날 거라고 했다. 정지헌 거래소 상무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 나서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연말까지 100여개 기업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거래소는 이달 6일까지 밸류업 계획 공시를 이행한 기업을 대상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특별 편입 여부를 심사한다.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올해 9월 24일 발표했는데, 구성 종목 선정 기준을 두고 시장에서 논란이 일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 특별 편입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