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

이 기사는 2024년 11월 7일 17시 4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인 EQT파트너스가 국내 재활용 플랫폼 기업 KJ환경 등 17개사를 한꺼번에 인수하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 중 대금 납입(클로징)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8월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지분인수계약(SPA)을 체결한 지 석 달 만이다.

이번 KJ환경의 인수 구조는 상당히 독특한데, 지분 관계가 거의 없던 17개사를 한꺼번에 사서 그 중 16개 회사를 모두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 식이다. 서로 간에 지분 관계없이 제네시스PE의 펀드 안에 담겨 있던 회사들이 KJ환경 밑으로 헤처모이는 셈이다. EQT파트너스는 이를 시작으로 관련 기업들을 더 인수해 자회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QT파트너스는 빠르면 이번 주 혹은 다음 주 중 KJ환경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총 1조원이다. 그 중 42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인수 대상은 KJ환경을 포함한 17개 회사다. 매각 주체인 제네시스PE가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인수한 회사들이다. 제네시스PE가 17개사를 인수하는 데 들인 비용은 총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PE는 이번 딜을 통해 약 2배를 회수하게 되는 셈이다.

EQT파트너스는 일단 KJ환경을 지주사로 세우고 나머지 16개사를 모두 KJ환경의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16개사 중에는 산업 폐기물 업체 청송산업개발 등이 포함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선별장을 가진 회사, 분쇄해서 플레이크로 만드는 회사, 펠릿(알갱이)으로 가공하는 회사와 소각 업체 등을 한꺼번에 사서 전부 다 KJ환경의 자회사로 만드는 식”이라며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얻어 운영 중인 회사들이 전국 곳곳에 분포해 있어, 이들 기업을 모두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J환경은 17개사를 인수한 뒤 향후 관련 기업들을 추가 인수하기로 했다. 앞으로 인수할 기업들도 모두 KJ환경의 자회사로 둘 예정이다. 이를 위해 총 7000억원대의 인수금융 예치금을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EQT파트너스의 이번 딜이 재활용 분야에서 선도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립이나 소각, 수처리의 경우 앞서 다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플랫폼화한 선례가 있지만, 플라스틱 재활용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EQT가 산업 트렌드를 빨리 잘 읽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합종연횡을 통해 종합 환경 플랫폼으로 성장했던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IMM PE-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인수된 에코비트다. 지난 2021년 티와이홀딩스 계열 TSK코퍼레이션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에코솔루션그룹이 합병해 에코비트가 탄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