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국내 조선·건설업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자동차와 이차전지업 등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됐다.
삼정KMPM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7일 발간했다. 삼정KPMG는 이번 미국 대선 주요 키워드로 ‘T.R.U.M.P’를 제시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역 정책 대변혁(Trade and Tariffs), 리스크 감수(Risk Take), 예측불가한 정책 기조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Unpredictability), 제조업 강국(Manufacturing), 양립 불가한 공약 추진에 대한 기대와 우려(Paradox) 등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정KPMG는 트럼프 행정부 복귀에 따른 ▲반도체 ▲자동차 및 이차전지 ▲에너지 ▲조선 ▲건설 ▲농식품 ▲방위 ▲인공지능(AI) 등 국내 8개 산업에 미칠 영향도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 연료 중심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조선업에 긍정적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삼정KPMG는 전망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요 증가에 따라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삼정KPMG는 건설업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지속해서 말해 온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본격화하면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와 달리 자동차∙이차전지업은 완성차 수출 관세 인상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 등 영향으로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삼정KPMG는 설명했다. 특히 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조항이 축소될 경우 자동차∙이차전지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삼정KPMG는 다른 산업의 경우 기회와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반도체업은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비판적인 입장인 면과 중국 규제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 기후협약 재탈퇴 등 친환경 정책을 약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담은 줄겠지만, 에너지 전환 속도는 늦어질 수 있다.
방산업은 트럼프 당선인이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는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미 방산 협력에는 일부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자주국방 강화 기조에 따라 한국 방산 산업의 수출 확대 기회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업은 관세 부과로 한국산 수출 식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지만,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바이오 연료의 주재료인 곡물 가격의 안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삼정KPMG는 AI 산업의 경우 미국과 제휴·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중심의 AI 산업 성장 전략을 펼 가능성이 커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중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관계의 변화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글로벌 공급망 구축, 수출국 다변화, 가격 전략 강화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