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밸류업(기업 가치 개선) 지수를 바탕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12종목, 상장지수채권(ETN) 1종목이 11월 4일 상장된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 기관들은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도 조성해 밸류업 ETF와 밸류업 공시 기업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자산운용사 등의 관계자들이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 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31일 한국거래소는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함께 개최한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 업무협약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밸류업 펀드는 이 기관들이 출자한 1000억원에 민간 자금 매칭을 더해 총 200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밸류업 ETF와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이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밸류업 공시를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

밸류업 ETF들은 11월 4일 상장된다. 밸류업 지수를 100% 추종하는 패시브형 ETF 9종과 액티브형 ETF 3종이다. 거래소는 “이번에 상장될 밸류업 ETF와 ETN의 상장 규모는 5110억원”이라고 했다. 거래소는 이 같은 상장 규모가 앞서 밸류업을 추진한 일본보다 크다고 했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일본판 밸류업 지수인 JPX Prime 150지수를 발표하고 이를 추종하는 ETF 2종목이 상장됐는데, 최초 상장 규모가 184억원에 그쳤다는 것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금융지주사나 LG전자, SK텔레콤 등 대형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번 밸류업 펀드 조성 등으로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조성되면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앞서 9월 말 발표한 밸류업 지수 100종목 중 최근 한 달간(9월 27일~10월 28일)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69종목, 상승한 종목이 31종목이었다. 하락 종목이 더 많은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밸류업 효과가 미진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밸류업 관련 금융 상품 출시, 연말 밸류업 지수 재조정 등이 밸류업의 반등 계기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