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판매 플랫폼 윙잇 CI.

이 기사는 2024년 10월 7일 16시 5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간편식 판매 플랫폼으로 기관 투자자 러브콜을 받았던 윙잇이 자금난에 빠졌다. 지난해 진행한 투자유치가 한차례 실패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처했고, 올해 인력 구조조정에 몸값까지 낮춰 재차 투자유치에 나섰지만 역시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금융권 대출로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모양새지만, 플랫폼 스타트업으로의 투자 외면이 계속되는 한 자금난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링크샵스, 캐치패션 등 패션 플랫폼은 자금난 끝에 결국 폐업을 택했다.

7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윙잇은 최근 40억원 규모로 추진했던 투자유치를 중단했다. 지난해 초 시리즈C 브릿지 투자유치 실패에 이은 두 번째 실패다. 한때 700억원이었던 몸값을 350억원으로 낮췄지만 기관 투자자는 외면했다.

윙잇은 회원 185만명을 보유한 간편식 전문 커머스 플랫폼으로 2015년 설립됐다. 간편식 상품 중에서도 5분 내 조리가 가능한 RTC(Ready to Cook) 유형 상품을 주력으로 채택, 2021년 175억원이었던 매출이 작년 492억원으로 늘었다.

빠른 성장에 투자가 몰리기도 했다. 2015년 액셀러레이터(AC) 프라이머의 시드투자를 시작으로 누적 200억원 넘는 투자를 받았다. 몸값은 700억원으로 치솟았고, 유티씨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도 투자했다.

다만 이번 투자유치에선 기존 투자자가 일제히 외면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플랫폼 스타트업으로의 추가 투자 중단 분위기가 심화한 탓이다. 특히 윙잇은 매출 증가와 함께 적자도 늘었다. 2020년 8600만원이었던 적자는 작년 76억원이 됐다.

윙잇은 최근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냉동 간편식 유통으로만 사업을 조정하는 자구책을 꺼냈지만, 기존 투자자 외면이 계속되는 한 자금난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존 투자자 외면에 신규 투자 검토가 멈춰서서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윙잇은 100명을 넘어섰던 인력을 최근 26명으로까지 줄이는 등 비용 절감을 추진해 지난 6월 월간 흑자를 냈다”면서 “이에 일부 VC가 투자 검토에 나섰지만, 기존 투자자가 외면하면서 투자 논의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윙잇 고용인원 및 방문자수 추이. /혁신의숲

윙잇은 연이은 투자유치 실패에 금융권 대출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억2500만원에 불과한데 미지급금만도 18억원에 달한 탓이다. 여기에 총부채가 총자산을 32억원 초과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윙잇은 월 기준 흑자 전환을 이룬 만큼 이익 규모를 키워 추후 투자 재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임승진 윙잇 대표는 “지난 8월에는 월 6000만원 넘는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면서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다시 투자유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대로는 폐업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형 확대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던 플랫폼 분야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 돈줄이 마르면서다. 올해 패션 플랫폼 링크샵스, 캐치패션 등이 투자유치 난항 끝에 폐업을 택했다.

한편 일각에선 자구노력을 거쳐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스타트업으로는 추가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벤처투자 호황기 투자금으로 외형을 키우고 더 큰 투자를 받는 식의 성장 전략을 VC들이 부추기기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정협 건국대 창업지원단 겸임교수는 “거래액만 늘리면 몸값을 키우고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게 VC였다”면서 “이제는 구조조정과 사업 조정을 거쳐 성장 기반을 갖춘 곳을 선별해 후속 투자를 추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