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코리아

글로벌 주식시장에 ‘R(Recession·경기 침체) 공포’가 드리워지며 투자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제조 업황이 부진하고, 노동시장도 냉각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항상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를 내릴 정도로 경기가 불안하기에 주식시장도 예상 밖 움직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엔화에 대한 2차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9월은 주식시장이 계절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기간이라는 점도 시장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국 주식과 퀀트 수석 전략가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이 같은 장에서는 영웅이 될 필요가 없다”며 “안전한 자산에 자금을 보관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채권의 시간

최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매매 차익을 노린 채권 투자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채권의 시간’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잔존 만기 15년 이상의 장기 국채와 미국 장기 국채를 추천했다. 박상도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 상무는 “금리 인하를 대비해 국채·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보험사 후순위채 등 장기물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한편, 자본 차익 목적의 장기 미국 달러 국채와 현시점 높은 수준의 단기 미국 국채 투자 등 바벨 전략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대행 기관으로 증권사 중 단독 확정된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9월 청약금까지 쌓일 경우 4개월 만에 누적 청약금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대한민국 정부가 보장하는 안정성에 만기 보유 시 가산 금리, 연 복리, 분리과세 혜택이 부여되는 점이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채권에 직접 투자하기를 망설이는 고객을 위해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대신 343 우량 채권’은 2015년에 설정되어 판매 중인 대표 투자 상품으로,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현재 키움증권의 장외 채권 15개는 발행 금리 수준 또는 발행 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키움증권 김정범 고객자산솔루션본부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키움증권을 통한 채권 매매가 긍정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발행 금리 수준의 장외 채권 판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상품(ETP)도 주목받고 있다. 통상 기준 금리가 내리면 미국채 금리도 같이 하락하기 때문에, 금리와 반비례 관계에 있는 채권 가격이 올라 미국채 ETP 상품의 수익률도 올라간다.

미국 달러의 환율 변동에 노출되는 ETP 종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메리츠증권의 ‘3X 레버리지 미국채30년 상장지수증권(ETN)’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ETN은 기초 지수를 직접 추종해 수익률 측면에서 우수하며 2배, 3배 레버리지 상품 라인업도 보유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기 수혜는 ‘리츠’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는 금리 인하기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섹터다. 고금리 시기에는 자본 조달 비용이 늘어나 인기가 없지만, 금리 인하 시기에는 자본 조달 비용이 줄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발달과 맞물려 데이터센터 리츠를 필두로 미국 부동산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KODEX 미국부동산리츠(H)’는 전 세계 리츠 시장 중 가장 큰 미국 리츠 시장에서 부동산 개발·관리·보유·중개 등 부동산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KODEX 미국부동산리츠(H)는 환헤지(환율 위험 분산)형으로 설계된 만큼, 자본 차익을 투자자가 최대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월 배당형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는 2019년 7월 상장한 국내 최초 리츠 ETF이자, 현재 국내 최대 규모 리츠 ETF다.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제2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배당형 상품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추천하는 대표적인 월 배당형 ETF 상품은 ‘ACE 글로벌인컴TOP10 SOLACTIVE’다. 이 ETF는 미국에 상장된 ETF 중 분배율이 높고 분배 일관성이 우수한 글로벌 주식형, 채권형 ETF 등 ETF 총 10개를 선별·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ETF’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 등 다양한 프리미엄 커버드콜 전략 ETF를 선보이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주도주는 “조선과 방위산업”

섹터로는 조선과 방위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와 2차전지, 바이오 등은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키운 반면, 조선 섹터는 장·단기 구간 수익률로 볼 때 가장 꾸준한 상승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자산운용 김정현 ETF 사업본부장은 “국내 조선업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의 군비경쟁에 따른 미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수주 기대감, 미국 LNG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LNG 선박 수요 증가, 해상 풍력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 등 모멘텀이 강화될 긍정적인 이벤트가 많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갈등과 미국 대선 등으로 국내 방위산업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ETF ‘PLUS K방산’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은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글로벌 방산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며 “특히 트럼프 후보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방위비 증강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NATO 간 협력이 강화되는 현 상황은 방산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