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하던 대형 기술주들인 ‘매그니피슨트7(M7)’이 최근 거꾸로 하락세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극명하게 보인 게 24일 미국 시장이다. 이날 나스닥은 3.64%, S&P500은 2.31% 하락하면서 각각 2022년 10월 7일, 2022년 12월 15일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보였는데, 이를 주도한 게 M7 주식들이었다. 테슬라가 12.33% 급락하며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5.04%), 엔비디아(-6.80%), 마이크로소프트(-3.59%), 애플(-2.88%), 아마존(-2.99%),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5.61%) 등이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을 일컫는 M7이 위대하다는 의미의 ‘매그니피슨트7(Magnificent 7)’에서 비참함을 뜻하는 ‘미저러블7(Miserable 7)’으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기대에 춤추는 M7 주가
M7 주식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게 최근 M7의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테슬라는 2분기 자동차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고 했다. 또 기대를 모았던 로보택시 공개 일정을 다음 달 8일에서 10월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이런 소식에 주가는 크게 하락했고, 월가에선 테슬라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시티그룹의 이태이 미카엘리 분석가는 목표주가를 274달러에서 258달러로 낮췄고, 골드만삭스의 마크 델라니 분석가도 248달러에서 230달러로 내렸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기는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한 AI(인공지능) 투자 금액이 전문가 예상을 뛰어넘은 데다 유튜브 광고 수익이 기대를 밑돌면서 주가에 악재가 됐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마침내 AI 지출이 현시점에서 수익 창출기가 아닌 비용이란 점을 깨닫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미 CNBC는 “다음 주에 계속될 M7 종목들의 실적 발표가 향후 투자심리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M7 주도주 교체될까
‘매그니피슨트7′은 지난해 5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최고 투자 전략가가 명명한 단어다. 1960년대 서부극 영화 ‘황야의 7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단어는 1년도 안 돼 대중화됐다. 미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M7 투자자들이 얻은 연간 총수익률은 46% 이상이다. 같은 기간 S&P500 수익률은 13%에 불과했다.
그러나 M7에 대한 믿음은 테슬라 등 일부 테크주의 부진, 과다한 쏠림 위험에 대한 우려, AI 분야에서 경쟁자들의 등장 등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투자회사 베어드의 기술 전략가인 테드 모튼슨은 “언제까지 M7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지 의문”이라며 “M7만 얘기하면 향후 2~3년 동안 꽤 공격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많은 종목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 역사를 보면, 주도주는 항상 교체돼 왔다. 2013년에는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라는 용어가 대중화됐고, 2017년에는 애플이 추가된 ‘FAANG’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폴 크리스토퍼는 “M7이 항상 그렇게 훌륭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처음에 혁신하는 회사들이 반드시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회사는 아니었다. 이름을 따온 영화 ‘황야의 7인’에서도 살아남은 것은 3명뿐”이라고 말했다.
☞M7이란?
’매그니피슨트(Magnificent) 7′의 줄인 말로,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상용화의 수혜를 입으며 뉴욕증시의 강세장을 이끈 빅테크 기업 7개를 묶어서 통칭하는 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이클 하트넷 최고투자전략가가 명명한 것으로, 1960년대 서부극 영화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에서 영감받았다고 한다. 매그니피슨트에는 ‘매우 위대한’ 등의 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