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나올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추종 자금이 1조원은 족히 넘을 겁니다.“(펀드매니저 A씨)
거래소가 9월에 선보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밸류업(기업 가치 개선) 정책의 일환이다. 통상 새 지수가 나오면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만들어지고,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외국인 자금이 유입돼 편입 종목 주가에는 호재다.
다만 밸류업 지수가 어떤 기준으로 기업들을 골라 담을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와 거래소는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익성과 시장 평가가 양호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만들겠다고만 밝혔다. 지난해 나온 일본판 밸류업 지수인 ‘JPX프라임150지수’를 참고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는 프라임 시장 내 1600여 상장사 중 자본 이익률(수익성 지표)과 PBR(주가순자산비율) 등 지표가 우수한 기업 150곳으로 구성돼 있다.
이미 발 빠른 여의도 펀드매니저들은 밸류업 지수 수혜를 받을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중이다. 개인들은 다가올 이벤트에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인기인 ‘다이렉트 인덱싱(Direct Indexing)’ 서비스를 고려해 보라고 권한다. 다이렉트 인덱싱이란, 개인 투자자가 직접 펀드매니저가 되어 개별 종목을 골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투자하는 것이다. 기성복이 아니라 맞춤복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제격이다.
국내 주식 다이렉트 인덱싱은 현재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 두 곳이 제공 중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5월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현재는 미국 주식과 미국 ETF로만 지수를 만들 수 있다. 국내 주식을 추가하는 방안은 검토 중이다.
18일 NH투자증권에 의뢰해 밸류업 수혜 유망주(株)들로 구성된 지수를 만들어 봤다. 각 증권사 앱에 마련돼 있는 ‘다이렉트 인덱싱’ 코너에 접속한 뒤, 투자자 스스로 순이익, 자본총계 등 62개 조건 중에서 본인 취향에 맞게 펀드를 만들 수 있다. 밸류업 지수 후보군과 관련해선, NH투자증권은 주가순자산비율(PBR·낮을수록 저평가)이 0.3~0.8배이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상위 30% 이내이고, 배당성향이 0~30%인 대형 우량주를 추천했다.
장재영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은 “밸류업 수혜주로는 주가가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치는 저PBR주가 자주 거론되는데, 저PBR주 중엔 밸류트랩(장기 저평가)에 빠져 돈도 못 버는 소외주가 많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조건에 따라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에서 10개 대형주를 뽑아 봤더니, 현대차, 신한지주,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하나금융지주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표 참고>. 최종적으로 지수를 만들고 나면, 과거 1년치 성과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계좌에서 내가 만든 지수로 자문계약을 하고 돈을 입금하면 끝이다. 리밸런싱(Rebalancing·정기적 변경) 주기는 1개월~1년 단위다. 수수료는 매매할 때만 0.01% 떼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