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계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KT&G에 최고경영자(CEO) 보상을 ‘스톡 그랜트’ 방식으로 개편하라고 요구했다. 스톡 그랜트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자기주식을 무상으로 교부하는 것이다.

KT&G 서울 사옥. / 이민아 기자

FCP는 11일 이런 내용의 보상 프로그램을 담은 제안서를 KT&G 이사회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FCP는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의 기본급을 1억원으로 하고, 주가에 따라 방 사장에게 주식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스톡 그랜트 외 다른 인센티브와 수당은 없다. 지급 시기는 방 사장 임기가 끝나는 2027년 3월이다. 주식 처분은 3년 동안 제한된다.

방 사장 인센티브는 취임 당시 주가(9만3700원)를 기준으로 KT&G 시가총액 증가분의 약 0.1%로 산정했다. 주가가 2배 오르면 5만3000주를 받아 100억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 구조다.

FCP는 올해 3월 KT&G 이사회에 주가 연동 성과 보상제 도입을 요구했지만, 이후로 3개월이 지나도록 KT&G가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현재 KT&G의 CEO 보상 프로그램은 주가가 떨어질수록 사장 연봉이 올라가는 비정상적인 시스템”이라며 “CEO가 향후 주가를 3배 올리겠다고 공언한 포스코와 달리 KT&G는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했다.

FCP는 이사회의 답변 시한을 이달까지로 제시했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CEO 보상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주주 동의를 구하라는 요구다.

이에 대해 KT&G는 “경영진의 책임경영과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 일치,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이미 2021년 5월 주식보상제도를 도입했다”며 “올해부터 CEO 장기성과급 중 주식 보상의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고 단기성과급에도 주식 보상을 신규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성과급의 경우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방식을 통해 일정 기간 권리확정기간을 부여하고 3년 동안 이연지급 방식을 적용해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가치와 보상제도가 연계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KT&G는 “주가가 떨어질수록 사장 연봉이 올라가는 주가 반비례 시스템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