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급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주식 투자로도 부(富)를 불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27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30개 고급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이 지난해 거둔 주식 투자 평균 수익률은 국내 20%, 해외 36%로, 일반 개인 고객의 평균 수익률(각각 16%, 31%)을 앞섰다. 올해 1~5월 기준 고가 아파트 거주 투자자의 주식 투자 성적표도 국내 1.3%, 해외 9.7%로, 역시 일반 고객(-2.4%, 6%)보다 높았다. 이는 아파트 시가총액 상위 등 국내 30개 부촌에 살고 있는 주민 2만2200명의 주식 계좌를 분석한 결과다.
국내 주식에서 작년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투자의 신(神)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거주자(23.3%)였다. 은마아파트는 4400여 가구의 46년 차 대단지로, 교육 특구란 입지 특성상 실제 집주인 실거주 비율은 30%도 안 된다. 차정근 NH투자증권 압구정WM센터 부장은 “자녀 교육 목적에서 세를 얻어 거주하는 고객들은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매매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2위는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23%)가 차지했고, 송파구 리센츠와 헬리오시티가 21.6%로 공동 3위였다. 레이크팰리스, 파크리오, 잠실주공5단지 등 송파구 성과가 전반적으로 좋았다. 한편, 고급 아파트 거주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 톱5는 올 5월 말 기준 삼성전자, 카카오, NAVER, 현대차, SK하이닉스였다.
해외 주식 부문에서 수익률 1위를 차지한 아파트 단지는 한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서울 청담동 PH129였다. 연예인, 일타강사 등 유명인들이 사는 곳이다. PH129의 지난해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은 51%로, 고급 아파트 30곳 평균(36%)보다 훨씬 높았다. 보유 상위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LVMH, 제너럴모터스 등이었다. 2위는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46.9%)였고,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44.3%로 3위였다. 이 밖에 한남더힐, 압구정 현대(1~2차), 부산엘시티, 잠실주공5단지, 고덕아르테온 등의 주민이 해외 주식 투자로 40%대 수익률을 올리며 선전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위원은 “여유 자금이 큰 자산가들은 조급함이 덜하기 때문에 가격 조정 기간에 매도하지 않고 지루한 시간을 지나갈 수 있다”면서 “고급 정보를 접하면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내리고, 전문가를 곁에 두고서 의견도 귀담아듣는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국에서 부는 ‘주식 이민’ 열풍은 자산가들 포트폴리오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2022년만 해도 고급 아파트 주민의 해외 주식 비율은 전체의 4.7%였는데 작년에 6.8%, 올해 5월엔 7.3%까지 높아졌다. 차정근 NH투자증권 부장은 “내년에 세율 20~25%의 금융투자소득세 제도가 시행되면 국내 주식도 세금을 내야 하므로, (어차피 세금을 낼 바엔) 시장이 더 큰 해외 주식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