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 확대, 중동 분쟁 여파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흥국인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도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내수 비중이 높아 글로벌 변동성에 덜 흔들리는 특징이 있는데, 이게 안정적 투자 포인트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는 1년 평균 수익률이 36%로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미국·일본 등을 제치고 지역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펀드 유입액을 뜻하는 설정액은 지난 1년간 인도 펀드에서 5255억원이 늘면서 북미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늘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잇따라 인도 개별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신형 ETF(상장지수펀드)도 출시하고 있다.
◇인도 펀드 1년 수익률 36%
8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인도 펀드(총 28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36%였다. 같은 기간 선진국인 북미(30.85%), 일본(28.43%)보다 높고, 중국(-12.10%), 베트남(14.59%), 중남미(10.41%) 등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도 높았다. 수익률 상위 5개 인도 펀드 수익률은 57~64%에 달하기도 했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만 떼어 보면 인도 펀드 수익률이 더욱 두드러진다. 인도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3.67%였다. 북미(-3.92%), 일본(-3.33%), 유럽(-2.06%) 등 선진국 펀드들의 한 달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였던 것과 대조된다.
펀드 설정액으로 보면, 인도 펀드엔 지난 1년간 5255억원이 순증했다. 인도는 같은 기간 북미(4조532억원)를 제외하고는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많이 펀드에 돈이 유입된 나라였다. 같은 기간 중국 펀드에 1443억, 일본 펀드에 324억원이 늘었다.
◇운용사들, 인도 투자 상품 속속 출시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인도에 투자하는 ETF 등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8일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 산하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개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내놨다. 삼성운용은 이미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 50′을 추종하는 ETF 상품들을 출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 인도 개별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상품으로까지 투자 상품군을 확대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2025년 인도의 GDP(국내총생산)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신흥국이 갖는 전형적인 특징인 초대형 그룹 주도의 경제 성장 특징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운용도 조만간 타타모터스, 식품업체 네슬레 인디아 등 인도 대표 소비재 기업군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8%대 성장 기대 인도, 고평가는 변수
인도 투자 상품에 대한 인기 배경엔 세계 인구 1위로서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가 있다. 인도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분기별 성장률이 8%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소비지출의 GDP 기여율이 6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내수 시장이 탄탄하다. 내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신흥국에 비해 글로벌 변동성에 덜 휘둘리는 특성이 있다. 지난해 인도의 니프티50 지수는 연초보다 18.7% 오르면서 2015년 이후 8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도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은 점도 있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증시는 정부의 제조업과 인프라 투자 확대, 소비시장 잠재력, 국제 영향력 확대에 따른 외자 유입 가속화로 고성장이 기대되며 장기적인 투자 메리트가 높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인도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진 것은 변수다. 하지만 오는 6월 종료되는 인도 총선에서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펼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이 유력시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모디 정부는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제조업의 GDP 대비 비중을 현재의 17%에서 25%로 높이겠다”며 제조업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