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일본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한편,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해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6원을 넘었다.

16일 오전 11시30분 현재 100엔당 원화는 전일 대비 0.71%(6.37원) 오른 906.56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최고 906.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21일 879원을 찍은 후 지속적인 오름세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3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4엔 중반까지 올랐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52엔을 돌파한 데 이어 엔화 가치가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급락한 것이다.

이런 ‘엔저 (엔화 가치 약세) 현상’엔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 등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중동 분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 속 달러 매수, 엔 매도가 이어지며 엔저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 통화 당국도 “주시하고 있다”, “만전의 대응을 하고 싶다” 등 구두 개입을 하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엔화 약세에 “만전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라 시장에서는 당국이 언제 환율 시장에 개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장 초반 1390원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원 오른 1389.9원으로 출발해 곧장 1392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90원선을 넘긴 것은 2022년 1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장 마감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면 7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