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안전 자산 선호가 이어지면서 15일 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달러당 1384원까지 오르면서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공습은 아시아 금융 시장이 휴장이던 지난 주말 벌어져 이날 그 영향이 처음 반영됐다. 다만, 휴일에도 거래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는 전날 하락분을 일부 회복하면서 이날 상승세를 보였다.
◇중동발 위기에 안전 자산 선호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2% 내린 2670.4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65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0.94% 내린 852.42로 장을 마쳤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홍콩 등의 주식 시장도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 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일본의 닛케이 평균은 이날 0.9% 하락한 3만9209.50으로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0.7% 하락 마감했다. 다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6% 상승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증시는 지난 12일 미국 증시 하락을 따라 하락세를 이어갔다”며 “여기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고금리 장기화 전망, 실망스러운 미국 은행의 실적 발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투자 전문 매체 마켓워치도 ”중동의 긴장감 고조로 투자자들이 돈을 보관할 더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하는 압박이 강해지면서 아시아 증시는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상승세로 돌아서
하지만 미국의 주가지수 선물은 소폭이지만 일제히 올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다우 선물은 0.42%, S&P500 선물은 0.48%, 나스닥 선물은 0.48% 각각 상승했다. 지난 12일 미국 주식시장에선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미 1% 이상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실제 공습 소식에 따른 추가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란이 이스라엘의 대응이 없다면 추가 군사작전은 없다고 밝히면서 확전 가능성이 줄었다는 판단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말 동안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하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가상 화폐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전날 대비 1.81% 오른 6만5400달러에 거래됐다. 가상 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3.06% 오른 3160달러에 거래됐다. 가상 화폐 자산들은 위험 자산으로 분류돼 지정학적 위기가 강할 때 매도세가 강하다. 비트코인은 이란의 공습 소식에 전날인 14일까지만 해도 4~5%대 하락세를 보였다.
◇원화 환율 17개월 만 최고
그러나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의 강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이에 원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보였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6원 오른 138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지난 2022년 11월 8일(1384.9원) 이후 17개월 만의 최고치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도 도쿄 외환시장에서 153엔대 후반으로 오르면서, 엔화 가치가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금융위는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에 따른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란과 이스라엘 등 전쟁 당사국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고, 금융권의 외화 조달 여건도 양호해 중동 사태가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가 이란의 경우 100만달러, 이스라엘은 2억9000만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