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버드콜’이란 이름이 붙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 관심이 커지면서 돈이 몰리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지는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데, 연 15% 배당 수익률을 준다는 커버드콜 상품까지 등장했다.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2022년 말까지만 해도 6개, 순자산은 94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에 급성장하면서 지난달 말 커버드콜 상품의 순자산총액은 1조8113억원에 달했다. 이미 상장됐거나 될 예정인 커버드콜 ETF는 20여 개에 달한다.
◇2조원 향해 가는 커버드콜
커버드콜이란 주식을 매수하면서 그 주식의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콜옵션은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얻고 주가가 떨어지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되는 파생상품인데, 이를 매도하면 매수자에게 비용(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매도자는 매달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작년에 국내 주식 시장이 게걸음을 걸을 때 배당을 매월 받는 월배당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마치 프리미엄을 배당처럼 매달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관심이 커졌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국내 증시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커버드콜의 안정적인 전략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가 우려되자, 홍콩ELS의 대안으로 고배당 ETF 상품들이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전균 삼성증권 ETP전략팀장은 “커버드콜은 기본적으로 기초 자산이 중요하다”며 “기초 자산이 탄탄하다는 조건에서 시장이 안 좋은 상황이 왔을 때 현금 흐름을 발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5% 목표 상품까지 등장
최근에는 목표 배당 수익률이 높은 커버드콜 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달 KB자산운용이 연 12% 배당을 목표로 하는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 상품을 출시했다. 최근 한투운용이 출시할 상품들은 연 15% 배당을 목표로 한다. ‘ACE 미국반도체15%프리미엄분배’와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 ‘ACE 미국빅테크7+ 15%프리미엄분배’ 등이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컨설팅 담당은 “월배당 ETF에 대한 투자자 수요를 반영함과 동시에 ‘자산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커버드콜 ETF 출시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더 높은 연 분배율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어떤 구조로 짜느냐에 따라 분배율을 15%보다 높이는 것은 현 시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투자 주의보도 나와
그러나 커버드콜 상품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 데다, 실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투자 초보자들이 섣부르게 투자할 상품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치 홍콩ELS 같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커버드콜은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이기 때문에 고정금리형 상품처럼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며 “배당을 연 15% 준다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주가 변동으로 인한 자본 수익률에서는 마이너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15% 고정금리형 상품처럼 생각하고 투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커버드콜 전략은 횡보장에서는 프리미엄을 받아 주가 상승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만약 보유 주식이 크게 오르는 강세장이 오면 주가 상승으로 생기는 이득이 콜옵션 매도에서 나오는 손실로 상쇄될 수 있다고 한다.
배당 수익률이 고정적으로 나온다고 하는 상품의 경우, 그만큼 자산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원금을 깨서 배당을 주는 건 아닌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커버드콜
커버드콜이란 주식을 보유하면서 그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매도하는 투자 방식을 가리킨다. 콜옵션을 매도하면 횡보장에서는 매수자에게 비용(프리미엄)을 받아 추가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보유 주식 주가가 오를 때는 주가 상승으로 생기는 이득이 콜옵션 매도에서 나오는 손실로 상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