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반도체 경쟁을 다룬 책 ‘칩워(Chip War)’의 저자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학교 교수가 28일 “반도체 산업의 자본 집약적 특성과 기술 발전 복잡성 떄문에 진입 장벽이 높아질수록 상위 기업으로의 집중 구도는 더욱 공고화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나 TSMC와 같은 반도체 선도 기업의 지배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 '칩 워(Chip war)'의 저자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 /로이터

밀러 교수는 이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한 ‘2024 ACE 반도체 기자간담회’의 기조 강연에 영상으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밀러 교수는 “그 어느 때보다 성능이 좋은 AI(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반도체는 필요한 장치”라며 “AI 시스템의 고도화는 점점 더 고성능 반도체 칩을 필요로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반도체 칩 산업은 일련의 ‘급소’(Choke point)에 의해 정의된다”고 했다. 밀러 교수가 가리킨 ‘급소’는 삼성과 대만의 TSMC 등 반도체 디자인ㆍ생산 등 전체 반도체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는 소수 기업을 의미한다.

밀러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독과점에 대해 “반도체 산업은 방대한 자본 지출과 고도로 복잡한 연구개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신규 기업이 상당한 진입 장벽을 마주하고 있다”며 “매우 정교하고 막대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국가는 소수”라고 했다.

밀러 교수는 이어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AI나 첨단 소비자 기기 등에서 계속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지금의 현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엔비디아가 GPU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건 사실이지만 파괴적 경쟁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