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왼쪽)이 2023년 12월 미래에셋센터원에서 미래에셋희망재단과 주식 기부약정서를 체결했다. /미래에셋그룹 제공

미래에셋금융그룹 박현주 회장의 아들 박준범씨가 그룹 지배 구조 핵심에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의 2대 주주에 올랐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박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도 본격적인 경영 승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박 회장의 여동생 박정선씨가 미래에셋컨설팅 보통주 2만5884주(3.33%)를 조카인 박준범씨에게 증여했다. 박준범씨의 지분율이 기존 8.19%에서 11.52%로 높아지면서 아버지 박 회장(48.63%)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1993년생인 박준범씨는 현재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

기존 2대 주주였던 박 회장의 아내 김미경(10.24%)씨는 셋째로 밀렸다. 이어 박 회장의 딸 박하민·박은민씨가 각각 기존과 같은 8.19%, 박 회장의 조카 송성원·송하경씨가 각각 1.37%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최근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하는 약정을 맺었는데 이참에 여동생 박정선씨가 박준범씨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씨도 보유 중인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을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공익법인인 미래에셋재단이 지분 5% 초과해 기부받으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그래서 지분 5%가 넘었던 박정선씨는 조카 박준범씨에게 3.3%를 무상 증여하고 나머지 지분(2.36%)만 기부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3.3%를 증여받은 데 따른 세금은 박준범씨가 내는데 증여세만 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