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미래에셋증권 출범 기념식에서의 박현주(오른쪽) 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 미래에셋 창업 멤버인 최현만 회장은 2023년 10월 23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10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현 고문)이 450억원 가량의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을 전량 처분(엑시트)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 지분은 창업주 박현주 회장 측이 사들였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가족기업 격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최 전 회장 등 개인주주 3명으로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 35만5911주를 주당 15만2345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최 전 회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29만5055주(2.17%)를 모두 처분해 449억원 가량을 손에 넣게 됐다. 해당 지분을 사들인 박 회장 측 가족기업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율이 36.92%로 높아졌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지분 48.63%를, 부인이 10.24%를, 박 회장의 자녀와 조카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가족회사로 불린다.

최 전 회장의 지분 엑시트를 두고 업계에선 “박 회장이 창업을 도운 최 전 회장에게 일종의 위로금을 지급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통상 비상장사 지분 엑시트가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박 회장이 창업 동지인 최 전 회장에 대한 예우를 갖춘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다.

최 전 회장이 갖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0.98%도 박 회장이 사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전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창립 멤버 중 하나다. 그해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상무를 시작으로 26년 동안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해왔다. 지난 10월 말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한 뒤 경영고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