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파산을 신청한 중소기업 수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98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0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716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80조원 넘게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코로나 사태 이후 2020년(804조6000억원), 2021년(886조4000억원), 2022년(953조4000억원) 등 급증하는 추세다.

그래픽=백형선

그런데 대출 증가와 동시에 금리도 치솟으면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평균 연 5.35%다. 지난해 10월 연 5.49%로 급등한 이후, 13개월 연속 연 5% 선을 웃돌고 있다. 10월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중 금리가 연 5% 이상인 대출 비율은 62.1%를 차지했다. 2년 전인 2021년 10월만 해도 이 비율은 3.0%에 그쳤는데, 2년 만에 20배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중소기업이 고금리, 고물가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9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9%다. 1년 전(0.27%)의 1.8배 수준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법인 파산 신청 건수도 코로나 시기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8% 급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중소기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존 최대는 코로나 첫해인 2020년의 1069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