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 정모(25)씨는 올해 6월 신한카드의 ‘Way 체크(신한 최고심 체크카드)’를 발급받았다. 카드 혜택은 대중교통 최대 5% 적립, 편의점 등에서 최대 2% 적립 등 다른 카드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정씨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이 카드에 그려진 ‘고심이’라는 캐릭터였다.
이 캐릭터는 귀여운 그림체와 ‘오늘부터 갓생(God+生, 계획적이고 모범적인 삶) 살자’, ‘가보자고!(일단 해보자는 뜻의 유행어)’ 등 밝은 문구로 2030 세대에게 인기가 많다. 정씨는 “평소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고, 관련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전부 구매할 정도로 고심이 캐릭터를 좋아한다”며 “카드 혜택이 크게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지만 ‘팬심’으로 발급받게 됐다”고 했다.
카드사들이 귀여운 인기 캐릭터들이 그려진 카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최근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고심이’ 캐릭터뿐만 아니라, 현재 2030 세대들이 과거에 즐겨 봤던 ‘짱구’ 캐릭터부터 3~4년 전 유행했던 ‘펭수’ 캐릭터까지 카드 플레이트에 등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카드 자체의 혜택이 줄어드는 분위기 속에서 카드사들이 카드 디자인에 공을 쏟는 것이다. 인기 있는 캐릭터를 내세워 젊은 세대의 소장 욕구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포켓몬스터’를 새겨 넣은 ‘신한 픽 E·I 체크 포켓몬스터 에디션(포켓몬 체크카드)’을 출시했다. 이 카드는 ‘피카츄’와 ‘개굴닌자’가 그려진 E형과 ‘잠만보’와 ‘팬텀’이 그려진 I형 등 두 가지 디자인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카드 배송 봉투도 몬스터볼 형태로 디자인됐다. 신한카드는 앞서 일본 인기 만화 캐릭터인 ‘건담’, ‘짱구’ 등이 그려진 카드를 잇따라 출시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우리카드도 지난달 ‘망그러진곰’ 캐릭터와 협업한 한정판 디자인을 출시했다. 최근 출시한 ‘카드의정석 EVERY 1′ 카드에 ‘망그러진곰’ 디자인 2종을 추가한 것인데, 출시 이전 SNS에서 인기 투표를 진행해 이번 디자인을 선정했다. 카드 플레이트뿐만 아니라 상품 안내장, 배송 세트까지 망그러진곰 에디션으로 받아볼 수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6월 ‘토심이와 토뭉이’ 캐릭터가 담긴 ‘KB국민 마이 위시(My WE:SH)카드’를 출시했다.
캐릭터를 활용한 카드사의 발급 실적도 나쁘지 않다. 산리오 캐릭터가 그려진 신한카드의 ‘신한카드 플리 체크(산리오캐릭터즈)’는 출시 4일 만에 5만 장 이상 신청이 몰려 배송이 일시 중단됐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20년 국민적 인기를 끈 ‘펭수’를 활용한 ‘펭수 노리 체크카드’를 선보였는데, 발급 1년 만에 60만 좌라는 흥행을 달성하고 판매 기한을 1년 더 연장하기도 했다.
김승인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젊은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등극했다”며 “카드사들도 소비자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인기 캐릭터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필수 전략인 시대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