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5000만원인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조정이 이번에도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도를 높이면 저축은행으로의 ‘머니 무브’가 일어날 텐데, 은행권의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우려는 잠잠해진 반면 저축은행의 부실 우려는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1일 예금자 보호 제도 손질을 위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최종 회의를 연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뱅크런 우려가 나오면서 한도 상향 논의가 시작됐을 때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고 전했다.
현재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개정안은 총 11건으로, 보호 한도를 1억원 또는 2억원으로 높이는 내용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2001년 2000만원이던 예금자 보호 한도를 5000만원으로 올린 후 지금까지 23년째 한도가 그대로다.
TF에선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섣불리 한도를 높였다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점, 예보료 인상 부담이 대출금리 등에 전가돼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 한도 상향의 실질적 혜택이 일부 자산가에게만 돌아간다는 점 등이 한도 유지 근거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높이면 저축은행 예금이 최대 40%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국이 TF 회의에서 나온 최종 의견을 내달 국회에 제출하면 한도 상향 여부는 국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은행에서 계좌당 5000만원을 넘는 예금은 작년 6월 기준 전체 예금의 65.7%인 115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