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국내 기업의 매출이 2년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의 ‘2023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3% 줄었다. 한은이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 2만2962곳을 대상으로 표본을 뽑아 추계한 결과다.
기업들의 매출 감소 폭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2분기(-10.1%) 이후 가장 낮았고, 역대 둘째로 낮은 성적이었다. 기업 매출은 코로나가 주춤한 2021년 1분기부터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번에 2020년 4분기(-1.04%) 이후 2년 6개월 만에 다시 내리막으로 전환했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IT(정보기술)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매출이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줄어 1분기(-2.1%)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석유화학(-17.1%), 기계·전기전자업(-15.4%) 등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비제조업 매출액은 0.7% 늘었지만, 전 분기(3.6%)보다는 증가 폭이 축소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4.8%)과 중소기업(-2.0%)이 모두 하락했는데, 대기업의 매출 감소가 더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뜻하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7.1%에서 올해 2분기 3.6%로 반 토막이 났다.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면 71원을 남기다가 이제는 36원밖에 못 남긴다는 뜻이다. 반도체 가격과 해운 운임의 하락, 건설 현장 붕괴 사고로 인한 영업 손실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2분기 기업들의 부채 비율(90.8%)은 1분기(95%)보다는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는 전 분기와 같은 2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