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미국이나 일본 노인에 버금가는 상당한 부를 가졌는데도 빈곤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이유가 뭘까.
학자들은 ‘통계의 함정’을 지적하고 있다. OECD가 정의하는 빈곤율은 ‘절대 빈곤율’이 아닌 ‘상대 빈곤율’로, 중위소득 50% 미만인 노인이 얼마나 많은지를 통계로 낸다. 이때 ‘소득’은 ‘가처분 소득’이다. 매월 들어오는 소득에서 세금 등 필수적 지출을 뺀 나머지 소득이 전체 중위값(일렬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보다 적으면 빈곤한 상태로 분류된다는 의미다. 소득만 따질 뿐 고령층이 보유한 부동산 같은 자산은 포함하지 않는다. 총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매우 높은 한국 사회의 특징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17년 부동산 자산 상태 등을 포함해 다시 노인 빈곤율을 계산했더니, 노인 빈곤율이 21%로 뚝 떨어졌다. 당시 연구를 주도했던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뿐만 아니라 자산, 건강 만족도 등까지 고려한 다차원 분석을 해보면 소득도 자산도 없는 실질적 빈곤 노인은 10명 중 2명 수준”이라면서 “실제와 괴리가 큰 OECD 노인 빈곤 통계에 기초한 노인 복지정책을 수립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