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최고 6%까지 올랐다가 올 들어 3%대로 뚝 떨어졌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연 4%대로 올라서며 ‘재테크족(族)’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 79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1%로 집계됐다. OK저축은행이 이달 초 업계 최고 수준인 금리 연 4.51%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을 출시한 것을 비롯해 페퍼·한성·더블저축은행 등이 간단한 우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4.5%의 금리를 주고 있다. 이 외에도 10곳 넘는 저축은행이 금리가 연 4%를 넘는 정기예금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A시중은행과 B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각각 연 2.5%, 연 4.5%이고, 각각 3000만원을 예치했다고 가정할 경우, 1년 뒤 받는 이자는 세금(15.4%)을 떼고 5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A은행에서는 63만4500원, B저축은행에서는 114만210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들이 일제히 예금 금리를 올리는 것은 최근 부실 위험이 부각되며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전체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1~11월 내내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들어서는 2월과 3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대비 금리 우위가 확실해야 돈을 끌어올 수 있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시중은행 대비 2배 가까이 높지만 저축은행의 경영 여건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예치를 주저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연체율 상승 등으로 저축은행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원까지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큰 금액이 아니면 저축은행에 돈을 맡겨볼 만하다. 연 4.5%의 금리를 적용할 경우, 이자까지 피해 없이 돌려받을 수 있는 원금 규모는 4816만원쯤 된다. 4816만원을 예치할 경우, 세금을 떼고 183만3451원의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연 2.5% 금리를 주는 A은행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한 경우 받을 수 있는 이자(101만8584원)보다 81만4867원이 많다.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영 내키지 않는 투자자는 시중은행의 고금리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인터넷 전문 은행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은 일부 우대 조건을 충족하면 연 4%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과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의 금리도 각각 연 3.73%, 연 3.7%로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