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 산책가자’ 새까만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아키타견의 목줄을 잡아당기며 앞장선다. 무심한 표정의 아키타견은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순순히 따라간다.
사이좋게 산책하는 강아지 두 마리 동영상이 애견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월 말 트위터에 올라온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강아지’ 동영상은 28일까지 조회수가 91만회를 넘어서며 인기다. ‘마음에 들어요’ 클릭도 7만개가 넘었다. ‘강아지 주인은 편하겠다’, ‘강아지가 산보 대행을 하는 시대’ 등 댓글도 다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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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강아지가 강아지를 산책시키게 된 걸까? 일본 후지TV는 지난 21일 강아지 주인과 인터뷰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강아지’ 사연을 소개했다. 강아지 주인은 인터뷰에서 “아키타견은 올해 두 살인데, 평소에도 리트리버(10살)를 형처럼 잘 따랐다”면서 “리트리버는 원래 자기 목줄을 물고서 산책하곤 했는데, 어느 날 동생인 아키타견 목줄을 입에 물어보더니 그때부터 산책을 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견주가 그만하라고 떼어놓을 때까지, 강아지 두 마리가 사이좋게 왔다갔다 한다고 한다.
한국에선 오프리쉬(목줄 미착용) 구역이 아닌 곳에서 반려견 목줄을 풀면 불법이며, 최대 50만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또 반려견과 산책할 때 목줄 길이는 2m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일본에서도 목줄 없이 강아지를 산책시키면 불법이며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동영상에 나오는 강아지 역시 견주가 목줄을 잡고 있지 않는데, 일본 네티즌들이 ‘오프리쉬는 위법 아니냐’고 묻자 견주는 “공공장소가 아니며 우리집 부지”라고 답했다.
한편, 동영상에 등장하는 아키타견은 일본의 대표적인 견종으로, 키가 60~70cm에 달하는 대형견이다. 쫑긋 서 있는 귀와 순둥순둥한 표정, 복슬복슬한 털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일본 도쿄의 시부야역에서 세상을 떠난 주인을 9년 동안 기다린 충견 하치코(忠犬ハチ公)가 바로 아키타견이다(시부야역에 동상도 있다). 지난 1987년 충견 하이코 실화를 소재로 해서 일본에선 영화도 만들어졌고, 2010년에는 리차드 기어 주연으로 ‘하치 이야기’란 영화가 리메이크되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