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구이 전문점 ‘계옥정’, 술집 ‘디럭스상회’와 ‘미츠바’의 사장 최성민(36)씨. 보험사를 다니며 월 320만원을 받던 최씨는 요새 월 평균 4000만원을 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을 차리기까지 2년이 채 안걸렸다. 짧은 준비 기간을 만회하게 해준 건, SNS 활동이었다. 2015년부터 맛집 소개 블로그, 2018년에는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SNS로는 ‘문래동 맛집’으로 주제를 줄였다. 인기 게시물은 조회수가 100만 회를 훌쩍 넘었고, 계정을 만든 지 1년 만에 팔로워 수 3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 8만 명을 앞두고 있다. 그는 식당을 창업할 때부터 ‘어떤 식당이 SNS에서 살아남는지’ 짐작했다. SNS를 이해했기 때문에, SNS에 상주하는 20~30대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쉬웠다.
1️⃣ 생존법칙: “없던 것을 만들어라”
–초보 사장들은 SNS를 어떻게 공략해야 되나요?
“가장 쉬운 건 없는 걸 만드는 거예요. 그 동네에 없는 메뉴, 콘셉트를 갖춘 식당을 여는 거죠. 최근 들어 핫해진 문래동은 원래는 철공소가 모여 있는 전형적인 공업 단지였어요. 식당은 오래된 횟집, 고깃집이 대부분이었죠. 저는 그 사이에 닭구이 전문점, 가맥집(가게 맥주집), 일본식 스탠딩 바를 오픈했어요. 노포들 사이에서 젊은 감성으로 20~30대를 공략한 거죠.”
–차별화 포인트는 뭔가요?
“계옥정은 메뉴, 디럭스상회와 미츠바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했어요. 닭구이 하면 춘천식 양념 닭갈비를 생각하지만 계옥정은 숯불에 구운 소금구이가 메인입니다. 디럭스상회는 클럽 음악과 대중 가요가 나오는 일종의 헌팅포차로, 놀거리를 찾는 젊은 손님들을 겨냥했어요. 미츠바는 일본식 ‘타치노미’예요. 의자 없이 서서 먹는 술집이죠. 모두 문래동에 없던 콘셉트입니다.”
–새로운 콘셉트는 실패할 확률도 높지 않나요?
“상대적으로 그렇죠. 그래서 창업 준비만큼 오픈 이후가 중요해요. 두번째 가게인 디럭스상회는 처음엔 넓고, 쾌적한 가맥집이 콘셉트였어요. 맥주랑 스파클링 와인을 팔고, 안주는 간단한 과자 위주였죠. 그런데 좀처럼 손님이 모이지 않았어요. 가맥집 특유의 다닥다닥 붙어서 여러 음식을 시켜 먹는 재미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50평대인 공간을 살려서 ‘일상 속 파티’로 콘셉트를 바꿨어요. 전문 DJ를 불러서 클럽 음악을 틀고, 1만9000원짜리 샴페인을 시키면 병 위에 불꽃을 붙여 서빙하는 등 이벤트를 추가했죠.”
–사장의 기획 능력이 중요하겠네요.
“그렇죠. 메뉴뿐만 아니라 조명, 음악, 의자 등 모든 소품을 활용해야 해요. 세번째 가게인 미츠바는 오픈할 때 손님들에게 ‘일본에 왔다’는 인상을 주는 게 목표였어요. 그래서 현지 분위기를 살릴 수 있게 인테리어에 신경 썼죠. 벽면에 붙은 포스터부터 눈에 잘 안 띄는 맥주짝까지 모두 일본에서 직접 가져온 것들이에요.”
2️⃣ 생존법칙: “인증 욕구를 자극해라”
–SNS용 메뉴도 있나요?
“그럼요. 식당을 창업하는데, SNS용 메뉴를 고민하지 않았다면 이미 반은 실패한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 손님들은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해 식당을 가지 않아요. 사진을 남겨 방문을 ‘기록’하고, SNS에 올려 ‘인증’하는 게 일상이 됐어요. 그러니까 식당 사장들도 손님의 인증 욕구를 자극하는 ‘피사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거죠.”
–예를 들면?
“미츠바의 ‘30cm 레몬타워 사와’가 대표적입니다. 사와는 과즙을 섞는 게 일반적인데, 저희는 레몬을 얼려 탑처럼 쌓아 올렸어요. 다른 사와랑 맛은 비슷하지만 등장하는 순간 손님들은 감탄과 함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해요. 그리고 열심히 찍은 사진들을 SNS에 올려 공유하죠.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겉모습이 특별하지 않다면 SNS에 올릴 동기가 생기지 않아요. 반대로 ‘피사체’가 좋다면 공짜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거죠.”
–손님이 무급 홍보 직원이 되는 셈이네요.
“그렇습니다. SNS용 메뉴를 잘 만들면, 손님들이 공들여 사진을 찍고, 온라인에 홍보글을 올려줘요. 단순히 음식이 맛있고, 직원이 친절하다고 대박 나는 시대는 지났어요. 가게 안 어느 구석진 자리에서 사진이 잘 나온다면, 그 자리 때문에 손님들이 몰릴 수도 있어요. 손님은 식당에서 미각, 후각을 넘어 시각, 청각적인 만족을 추구해요. 식당은 서비스업이에요. 손님의 요구에 맞춰서 진화를 해야죠.”
–식당 사장도 공부를 많이 해야겠네요.
“그렇죠. 사장이라면 까다롭게 맛의 기준을 세우고, 감각적으로 가게 안을 꾸밀 수 있어야 해요. 먹는 음식마다 맛있고, SNS에서 어떤 식당이 화제가 되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외식업은 말리고 싶습니다. 반대로,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SNS에는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모범 답안들이 많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