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옥 삼성증권 평촌WM 지점장

자산 운용은 본인 투자 성향에 맞춰 수익률 목표를 정하고, 투자 가능 기간도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변 이야기만 듣고 고점에서 충동적으로 투자해 실패할 확률이 높거든요.

변동성이 심한 코인(가상화폐)에 레버리지(대출)로 투자해서 쓴맛을 봤다고 하니, 이런 설명을 충분히 이해하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런 아픈 경험이 반드시 헛된 것만은 아닙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앞으로의 투자에 밑거름으로 삼길 바랍니다.

현재 미혼으로 해외 주재원이고, 향후 2년 동안 중국에 거주할 예정이군요. 이 기간 중엔 목돈을 특별히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월급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현재 원·위안 환율은 200원에 육박할 정도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니 원화로 조금씩 바꿔 가는 게 좋아보입니다. 환율을 고려한 중국 현지 생활비와 카드 값을 빼면 약 400만원 정도의 세후 현금 흐름이 남게 됩니다. 이를 토대로 절세를 겸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해 보겠습니다.

재무설계 이론에 ‘100-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숫자 100에서 나이를 뺀 숫자만큼 비율로 정해서 공격적인 투자로 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32세인 상담자의 경우엔 100에서 32를 뺀 68이 공격적 투자 비율이 됩니다.

공격적 투자는 원금 손실의 가능성은 있어도 고수익이 기대되는 곳에 투자하는데, 대표적인 상품으로 주식형 자산이 있지요. 아직 젊어서 앞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단기 부침은 있다고 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이론에 따라 전체 자금의 70%(280만원)는 공격적 투자에 배분하고, 나머지 120만원은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으로 큰 그림을 그려보겠습니다.

혹시 워렌 버핏의 스노우볼 효과(snowball effect)를 들어 보셨나요? 장기 투자에 대해 눈을 굴리는 것으로 비유해서 설명한 것입니다. 눈덩이를 만들어 굴리면 처음엔 커지는 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눈덩이가 커질수록 눈의 양(배당, 수익률)도 훨씬 많아진다는 논리입니다. 장기적인 복리 투자 효과를 설명한 것이지요.

개인이 공격적 투자를 할 때 스노우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바로 적립식 투자라고 생각됩니다. 변동성이 있는 시장에 투자를 할 때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에 기간 분산을 통해 매입 단가를 낮추고, 장기 수익률을 높여나가야 합니다. 국내 시장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개별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 주식형 펀드 등에 모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강세장이라고 보기 힘든 시장(약세 또는 횡보하는 시장)에서 적립식 투자는 더 유리합니다. 개별 종목 투자는 성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시장의 시스템적 리스크 외에 개별 종목만의 리스크까지 감당해야 하죠. 3년 정도 적금에 가입한다고 생각하시고 여러 개의 나라와 섹터로 나눠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지금은 채권 금리가 급하게 상승(채권값 하락)하고 있는 국면이므로, 국내외 주식형 펀드 외에도 장기 채권형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을 고려해 보세요. 금리가 오르면 채권은 가격이 내려가는데, 하반기에 금리가 단기 급등하면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역시 수익률이 부진합니다. 10년 국채에 투자하는 국내 채권형 펀드 중엔 올해 수익률이 -15%인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격이 나쁠 때 오히려 역발상으로 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단 언제 금리 인상이 멈출지는 모르니까 한꺼번에 큰 금액은 넣지 말고, 서서히 모아가도록 하세요.<채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면 조선닷컴에서 여기를 클릭>

펀드는 설정한 만기까지 반드시 보유할 필요는 없습니다. 언제라도 일정 수익이 나면 환매해서 중위험·중수익형 이하의 투자 자산(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또는 정기예금)으로 바꿔 놓는 것 또한 잊지 마세요.

적립식 펀드 투자를 할 때, 절세까지 곁들인다고 생각하면 현재 투자하고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의 불입금액을 일부 늘리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까지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ISA 계좌는 연 20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원금은 언제든 출금 가능하면서도 3년 보유 시 비과세(일반형 200만원, 서민형 400만원) 및 분리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유리해요.

안정형 상품으로는 올해 이자가 크게 올라 매력적으로 변한 ‘적금’을 권합니다. 최근 신협,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에서 1년 만기에 최대 연 10%인 고금리 적금 특판을 출시하는 등 조건이 매우 좋습니다. 한꺼번에 큰 금액을 넣기보다는 1년, 2년, 5년 등으로 만기를 나눠서 가입하면 자금 운용에 유리합니다. 연말 소득공제 혜택(연간 불입금액 240만원 내에서 40%, 한도 96만원)을 고려해 주택청약 가입액도 현재 월 5만원에서 조금 증액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