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17일 결국 5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전날 대비 1.8% 하락한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악화로 연방준비제도가 28년 만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으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증시 주요 종목 주가도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2440.93으로 전날 대비 0.4% 내려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5만원 아래까지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 4일(5만8500원)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하락률은 23.6%, (종가 기준) 최고가인 지난해 1월 11일 주가(9만1000원)와 비교하면 34.3%나 내렸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10만 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에 다가서기도 했지만 결국 ‘5만 전자’로 주저앉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높아진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60조7000억원, 49조7000억원에서 58조3000억원, 40조8000억원으로 각각 4%, 18% 내린다”고 했다. 주가 전망치 또한 8만8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7~17일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조4674억원 순매도했는데, 개인 투자자는 2조683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식 중 외국인 보유 비율은 49.97%로 2016년 4월 28일(49.59%) 이후 약 6년 2개월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올 들어 삼성그룹 전체의 시가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17일 삼성그룹 시총은 543조2700억원으로 지난해 말(669조6218억원) 대비 126조원가량 줄었다.
연준이 15일(현지 시각)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당일은 증시에 큰 영향이 없었지만, 다음 날 미 뉴욕 증시에선 나스닥지수가 4.1% 급락하는 등 충격이 일었다. 17일 열린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평균은 1.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