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와 해외, 개별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투자에서 쓴맛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본지가 국내 증시 개별 기업 주식,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해외 증시에 상장된 개별 기업 주식 및 ETF·ETN(상장지수증권) 등 세 분야에서 올해 개인 투자자 순매수 종목 상위 20개씩을 뽑아 수익률을 살펴봤다. 그 결과 세 분야 모두 20개 종목 중 19개가 마이너스였다.
먼저 국내 주식 20개 종목 중에서는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을 제외한 19개 종목 주가가 작년 말보다 하락했다. 국내 증시 ETF 20개 중에서는 리츠·인프라에 투자하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과 ETF·ETN 중에서도 나스닥 3배 인버스 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를 제외한 19개 종목이 모두 떨어졌다.
개미들의 투자 실패는 기본적으로 올해 시장 상황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코스피는 12.8% 하락했고,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S&P500 지수가 18.2% 하락했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 우량주 위주로 투자를 해도 수익을 내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만 국내나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 중에서는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품도 여럿 있는데, 개미들은 이런 상품에는 많이 투자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수가 오를 때 더 큰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경우가 많았다.
◇빗나간 개인들의 지수·유가 예측
올 들어 개미 순매수 1위 ETF인 ‘코덱스 레버리지’는 코스피 200 지수 하루 상승률의 2배만큼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 ETF의 가격은 올 들어 26% 하락했다. 지수가 오르면 수익이 나지만, 반대로 지수가 하락하면 하락률의 2배만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코스피 200 지수는 13.3%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지수가 올해 많이 하락하자 “이제는 반등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투자를 했지만,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2020년에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때 ‘더는 못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소위 곱버스(코스피 200 지수 하루 하락률의 2배만큼 수익이 나는 상품) ETF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코스닥 150 지수가 상승하면 상승률의 2배만큼 수익이 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올해 개인 순매수 3위(4780억원)였는데, 이 ETF 가격도 37.5% 하락했다.
올해 유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예측도 어긋났다. 유가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TIGER 원유선물인버스(-47.4%)’와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47.7%)’는 개인 순매수 7위와 9위였는데, 가격은 거의 반 토막 상태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오히려 손실이 커진 것이다.
◇해외에서도 지수 반등 기대했다가 손실
국내 증시에서도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의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다.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가 18.5% 하락했고, 2·3위인 네이버(-28.7%)와 카카오(-28.8%)도 크게 떨어졌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만 3.7% 상승했을 뿐이다.
해외 투자의 경우 국내와 마찬가지로 지수 방향성을 잘못 예측해 손실을 본 경우가 많았다. 순매수 2위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는 나스닥 100 지수 하루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이 나는 3배 레버리지 ETF지만, 올 들어서는 지수가 크게 하락한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이 ETF의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67.8% 하락했다. 이처럼 미국 증시의 3배 레버리지 ETF·ETN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 중에는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 상위 종목 중 유일한 성공 사례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 ETF다. 나스닥 100 지수 하루 하락률의 3배만큼 수익이 나는 3배 인버스 ETF인데, 올 들어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90.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