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3000 고지를 재탈환할 것이냐, 올라봐야 2800선에 머물 것이냐. 국내 주요 7개 증권사의 올 하반기 증시 상황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7일 본지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과 하나금융·신한금융투자 등 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증시 전망 등에 대해 설문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은 코스피가 최고 30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NH투자증권(최고 2850), 하나금융투자(2810), 신한금융투자(2850) 등은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이 2800대일 것으로 예측했다. 코스피 전망치를 수치로 제시하지 않는 미래에셋증권은 올 하반기 코스피가 “완만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하반기 유망 테마(투자 주제)로는 원전과 자동차, 반도체를 지목한 증권사들이 많았다.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 3000 VS 2800대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2460~3000포인트 사이를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 본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 해소와 국내 신정부의 정책 모멘텀(상승 동력) 등이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소”라며 코스피가 최고 3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인하 등 기업의 세금 부담 완화 조치는 투자 또는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2500~3000으로 제시했다. 윤 센터장은 “현 실물 경기 환경이 ‘경기 불황’과는 절대적인 거리와 시차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최근 연준의 긴축 기조 역시 후퇴 기류가 뚜렷해 보인다”고 했다.

KB증권의 유승창 리서치센터장도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도 정점을 통과하고, 연말 이후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 하반기 코스피 최고치를 3000으로 예측했다. 유 센터장은 “올해 하반기 정부의 산업 정책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관련 업종의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하 가능성도 있는데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 코스피 최고점을 2850으로 예상했다. 오 본부장은 “3분기 중반 이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것으로 예상되며 연말로 갈수록 달러가 강세일 것”이라며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수입액은 증가하는데, 선진국 수요 둔화 우려로 수출은 부진할 전망”이라며 “이 역시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하반기 코스피 2530~2810)도 “국내의 경우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으로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따른 통화 정책 긴축 가속화가 리스크”라며 “금리 인상이나 자산 축소 등 긴축의 속도가 예상을 상회할 경우 침체에 대한 우려는 하반기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하반기 유망 테마는 원전·자동차·반도체

증권사별로 하반기 유망 테마를 3개씩 추천받았을 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테마는 원전, 자동차, 반도체였다. 우선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원전을 추천했고, 미래에셋증권도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에너지 안보’ 논리가 강화되면서 원자력 등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전통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대체재인 신재생에너지의 이점도 더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증권과 KB증권,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자동차를 추천했다. 또한 NH투자증권도 전기차를 유망 테마로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원가 관리 능력 확대, 신차 효과의 장기화,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반도체 역시 미래에셋·삼성·KB 등 세 곳 증권사의 추천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AI(인공지능)를 포함한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 확산으로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최근 주가는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 매력은 더 커졌다”고 했다.

◇하반기 삼성전자 ‘희망은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로 하락하면서 증권사의 목표 주가(주가 전망치)도 낮아졌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10만원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미래에셋증권(8만4000원)을 비롯해 NH투자증권(8만7000원)·KB증권(8만5000원)·신한금융투자(8만7000원) 등의 목표 주가는 8만원대다.

증권사들의 전망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우선 상반기 삼성전자에 ‘악재’로 작용했던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 봉쇄가 해제되고 있고,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산업에서 공정 미세화가 진행됨에 따라 공정 개발 난도가 높아지고, 장비 설비 투자 등도 급증할 것”이라며 “이는 후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할 수 있어 삼성전자를 포함한 선두 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규 투자 모멘텀은 긍정적이나 글로벌 수급 불안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