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국내 상장된 ETF·ETN보다 더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를 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증시의 ETF와 ETN을 51억9000만달러(약 6조58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상장된 ETF·ETN 순매수 금액(4조27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많았다.

서학개미들이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해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도 테슬라나 애플 같은 주식이 아니라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라는 ETF였다. 이 ETF는 나스닥100 지수 하루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 ETF인데, 서학개미들은 올 들어 이 ETF를 18억5000만달러(약 2조3500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금액이 같은 기간 국내 증시 ETF 중 개인 순매수 1위인 KODEX 레버리지(7700억원)의 3배 수준이다.

서학개미의 ETF·ETN ‘해외 직구’ 규모는 올 들어 더 커졌다. 올해 절반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해외 ETF·ETN을 순매수한 금액(51억9000만달러)이 작년 1년 치(49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전체 해외 증시 순매수 금액 중 ETF·ETN 차지하는 비율이 24.8% 정도였는데, 올해는 44.6%로 높아졌다. 이제는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나 애플 등 개별 기업 주식만큼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와 ETN을 많이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서학개미들이 고위험·고수익인 레버리지 ETF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지수 방향성을 예측해 수익을 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서학개미가 많이 순매수하는 3배 레버리지 ETF의 경우 지수가 오르면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이 나지만, 반대로 지수가 하락하면 하락률의 3배만큼 손실이 나는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