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기업 분석과 비상장 기업 등에 대한 투자 정보 제공 등 리서치 분야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유종우 리서치본부장, 염동찬, 강경태, 임지우, 장현철 연구원. /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는 인공지능(AI) 연구원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2020년 7월부터 제공하고 있는 인공지능 리서치 서비스 ‘에어(AIR·AI Research)’다. 자체 계량분석 기술과 인공지능 뉴스 엔진을 활용해 매일 아침 3만여건의 뉴스 콘텐츠를 분석하고,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경제 뉴스와 기업정보를 간추려 보고서 형태로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기업 분석과 투자 정보 제공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조선일보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공동 주관한 ‘2021년 리서치 우수 증권사 및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혁신 리서치 우수 증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공지능 연구원’은 투자 정보 제공의 범위를 크게 넓히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해외 기업의 수는 204개로 국내에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에어 서비스의 분석 종목 수는 477개로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는 비장상기업에 대한 투자 정보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부지런한 인공지능 연구원

에어는 해외 주식뿐 아니라 국내 중소형주에 대한 분석과 투자 정보 제공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에어가 분석한 국내 주식은 1120종목이었는데, 이중 시가총액 500위 이하 중소형주도 804종목에 달했다. 중소형주에 대한 기업 정보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 정보 사각지대’ 해소에도 크게 기여한 셈이다.

에어는 기존의 텍스트 분석 프로그램들과는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단순히 종목 관련 뉴스를 정리해주는 수준이 아니라 최근 주가 추이나 재무 상황 같은 기본적인 정보와 성장성과 수익성, 배당 수준, 동일 업종 내 비교 같은 투자에 참고할 만한 정보를 리포트 형식으로 제공한다. 그날 나온 뉴스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분석해준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한국투자증권은 에어의 해외주식 분석 범위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리서치센터가 인공지능 연구원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은 아니다.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은 해외주식 보고서의 ‘전달력’을 높이는 것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서학개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외주식 리포트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선학개미’ 위한 보고서도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비상장주식에 대한 보고서도 내놓기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 글로벌 증시가 급락 이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IPO(기업공개) 시장도 호황을 누렸는데, 아예 상장 이전에 유망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려는 욕구도 커졌기 때문이다. 저점 대비 10배 이상 주가가 오른 이른바 ‘텐 배거(10 bagger)’ 종목이 속출하면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을 미리 선점하려는 선학(先學)개미(상장 이전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비상장주식에 대한 정보 제공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11월 ‘당근마켓’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고, 올해 2월부터는 ‘V시리즈’라고 이름 붙인 정기 보고서를 통해 ‘두나무’, ‘직방’등의 유망 비상장기업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비상장주식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V시리즈는 기존에 각 산업을 담당하던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해당 섹터 내 유망 비상장기업을 각각 발굴해 소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굳이 비상장기업 전담 애널리스트를 따로 뽑지 않은 것은 기존에 각 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해당 산업 영역 내에서 비상장기업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더 깊이 있게 분석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유종우 리서치본부장은 “V시리즈 발간을 통해 고객들의 비상장 주식 투자를 돕는 동시에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산업 이해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아가 증권사의 비상장기업 직접 투자에도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