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는 카피가 담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탈모 공약 관련 영상. 모퓰리즘(毛+포퓰리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조선DB

“이재명 후보의 주식 아니었나요? 왜 상한가인가요? 이번 선거 무효되나요?” “이재명 후보한테 환호하더니 바로 등 돌려서 지금은 안철수 위원장 편이 된 건가요?”

미국의 금리 인상, 전쟁, 인플레이션 등 복합 악재가 몰아닥쳐 증시가 약세였던 15일, 한 탈모주의 이유 모를 상한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이날 오후 탈모 샴푸업체인 TS트릴리온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065원에 거래됐다. TS트릴리온은 TS샴푸 등 탈모 시장을 공략한 머리카락·두피 관리용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도 안 되는 소형주다.

TS트릴리온이 이날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유는, 이 종목이 이재명 후보의 관련주로 얽히면서 대선 이후 주가가 부진했는데 갑자기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검토한다고 밝혔고, 그의 말 한마디에 당일 TS트릴리온은 바로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재명 테마주라는 꼬리표가 붙었기에 대선 이후엔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9일 대선이 끝난 후에 열린 10일 증시에서 TS트릴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21.5% 하락한 899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계속해서 800원대에서 놀고 있었는데, 이날 갑자기 ‘안철수 테마주’로 부각되면서 상한가를 찍었다. 이날 거래량도 1800만주가 넘어서면서 폭발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증권업계 관계자는 “안철수 위원장이 대선 후보였을 때 ‘반값 탈모약’ 공약을 내놨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실제로 시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면서 주가가 급등했다”면서 “이래도 상, 저래도 상이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테마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전형적인 사례 같은데, (세력이) 일시에 매물을 내놓으면 주가가 급락해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