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공형 감사합니다. 멸공마트 만세!”(이마트 주주 A씨)

올 초 ‘멸공’ 발언으로 최대 주주의 인지도는 하늘 높이 치솟았지만, 주가는 날개없이 추락해 주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갔던 이마트.

그런데 25일 이마트 주가가 모처럼 화려하게 비상하면서 주주들을 기쁘게 했다. 이날 이마트 주가는 전날보다 5.8% 오른 12만8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3만원까지 올랐다. 거래량도 44만주 넘게 거래되면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작년 3월 12일 주가(최고점 18만7000원)와 비교하면 35% 하락한 상황에서 나온 자사주 매입 소식이 반전의 계기였다.

이날 이마트는 26일부터 오는 5월 25일까지 자사주 100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9년 8월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이후 처음이다. 100만주는 전체 발행주식 수의 3.6%로, 전날 종가(12만15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1215억원 상당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조선DB

지난 10일 이마트는 증권가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후 16개의 증권사가 다소 긍정적이지 않은 이마트 관련 보고서를 펴냈다. 무려 12개 증권사가 이마트 목표주가를 최대 26% 하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종전 목표가 19만원에서 14만원으로 대폭 낮췄고, 삼성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내렸다. 이마트가 사업 구조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나빠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 이유다.

본업에서의 실적 둔화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이어졌고 이마트 주가는 연일 흘러 내렸다. 지난 24일엔 52주 최저가(12만1500원)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기관은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계속했고, 외국인 역시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유지했다.

서울 이마트 용산점 외벽에 설치된 로고. 2021.1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는 “이마트 경영진 내부에서도 주가 부양 의지가 매우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이마트의 자사주 매입은 향후 회사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읽혀진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이마트의 온라인 디지털 전략이 주가 측면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영진은 믿고 있으며, 이를 자사주 매입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알렸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어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재평가받으려면 자사주 매입(소각)이 정례화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인센티브도 정부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애플처럼 주주 환원 문화가 정착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는 주가에서 차별받을 수밖에 없고 그와 관련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