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투자자가 거래한 해외 주식 종목 수가 2만4000개를 넘으며, 5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분 이후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종목 선택 폭이 넓어진 것이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 주식 종목은 2만4602개로, 1년 전보다 19%(3947개) 증가했다. 5년 전인 2016년(1만1070개)과 비교하면 2.2배로 늘었다. 특히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본격화된 2020년에 투자 종목 증가 폭(4469개)이 가장 컸다.

지난해 서학개미 투자 종목(2만4602종목)은 국내 코스피·코스닥 시장 상장 종목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종목을 합친 3299개의 7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서학개미들의 투자 대상이 다양화하고 있지만, 국가별로는 미국 증시 편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전체 해외 주식 순매수액 196억500만달러 중 176억5800만달러(90.1%)가 미국 주식이었다.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96.7%로 더 높아졌다. 서학개미들이 투자한 국가 수도 2016년 36개에서 지난해에는 35개로 오히려 줄었다.

서학개미들은 해외 주식 투자에서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과 배당 등을 통해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12일까지 서학개미가 받은 해외 주식 배당만 3억3500만달러 정도였다.

하지만 서학개미가 투자한 모든 종목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서학개미가 투자한 종목 중 상장폐지된 종목은 79종목이었다. 서학개미가 투자한 해외 주식 중 상장폐지된 종목의 수는 2018년(27종목) 이후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해에도 2020년(69종목) 대비 10종목 늘었다.

해외 주식의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는 해외 주식 종목은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이 204종목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152종목)과 미래에셋증권(134종목)도 200종목 미만이었다. 최근에는 희토류·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테마(투자 주제)의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ETF도 국내 증시에 상장되고 있는 만큼, 직접 투자 대신 이러한 ETF를 통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