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현재 글로벌 증시의 등락을 좌우하는 두 가지 변수다. 지난 16일에는 전날 러시아군이 군사 훈련을 종료하고 일부 병력을 철군한다는 소식에 코스닥 지수가 4.6% 치솟았다. 17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친 러시아 반군 세력을 공격했다는 보도에 일시적으로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준이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 유동성 축소 조치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전쟁의 가능성은 증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다음 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예정돼 있다. 한은이 매파적인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지만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사라지지 않은 전운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군과 친러시아 반군 사이에서 서로 상대방이 선제공격을 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할 명분을 찾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병력을 철수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등은 오히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소식에 시장은 일부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만들어낸 ‘불확실성’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다음 주 관전 포인트는 러시아·벨라루스 합동군사훈련 종료(20일) 이후 러시아의 행보”라고 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되면 글로벌 공급망을 더 악화시키면서 물가 상승 등을 부추길 수 있다. 또한 미국 등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서게 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출동할 수 없는 연준 구조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해 미국 뉴욕 증시가 흔들리더라도 연준의 도움을 당분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전쟁 발발로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다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펼쳐야 하는 연준이 통화 긴축 정책의 속도를 늦추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2월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준 풋(연준의 적극적인 금융시장 개입)’이 현실화하려면 S&P500지수 3698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응답이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준 인사의 강경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7일(현지시각)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서 연준이 7월 이전에 기준 금리를 1%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7월 이전에 금리를 1%포인트 올리려면 그 이전 세 번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올려야 하고, 소위 빅스텝이라고 불리는 0.5%포인트 인상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씩 5~6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다음 주에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의 발언(현지시각 22일과 24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발언(24일) 등이 예고돼 있다.
25일에는 미국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할 예정이다. 근원 PCE 상승률은 미 연준이 통화 정책 결정에 참고하는 물가지표라는 점에서 중요한데, 전월보다는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금리 동결하나?
24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있다. 이날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한은의 매파적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앞으로 추가 인상에는 좀 더 신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은 기준금리 동결 기조 이어가면서 하반기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채권시장의 변동성까지 함께 염두에 두고 있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한은은 총 11회에 걸쳐서 17조원의 국고채를 단순매입 했는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지난 하반기 이후에는 단순매입이 없었다”며 “그런데 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이유로 지난 7일 2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매입한 바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