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잇달아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 그래프도 스키타듯 내림세다. 사진은 지난 17일 2022 베이징 올림픽의 스키점프 경기 모습./연합

카카오, 셀트리온, 코웨이, 오리온, 펄어비스, 금호석유, 유한양행, CJ제일제당...

최근 실적 발표를 마친 후에 목표 주가가 하향 조정된 주요 기업들이다. 목표 주가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1년∼1년 6개월 뒤 특정 종목의 미래 주가를 말한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7일까지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낮춘 기업은 모두 674곳이었다. 반면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한 곳은 3분의 1 수준인 210개 기업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목표 주가 상향 보고서가 1162개였고, 하향 보고서가 10분의 1 수준인 101개였는데, 1년 만에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목표 주가는 평균 20% 가량 하향 조정됐다. 항공, 화장품, 여행 등 코로나 변이 확산으로 영향을 받은 리오프닝주와 화학 관련주에서 타격이 컸다.

대한유화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18일 종가는 17만5500원. 52주 최고가는 딱 1년 전인 2021년 2월 18일의 39만7500원이었다.

화학업체인 대한유화의 목표 주가는 최대 54% 하향 조정됐다. 신영증권은 지난 달 대한유화 목표 주가를 종전 35만원(2021년 7월)에서 16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어닝쇼크였고 향후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유였다.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목표 주가도 최대 35% 하향 조정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5일 실적을 발표했는데, 4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어닝쇼크(기대 이하 실적 발표)였다. 주가는 쉼 없이 흘러내려 52주 신저가(16일 47만4500원)를 찍었고, 이를 놓칠세라 증권사들의 무더기 목표 주가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한화투자증권이 종전 90만원에서 58만원으로 목표 주가를 내린 것을 비롯해, 삼성증권, KB증권,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일제히 목표 주가를 내렸다.

최근 10년 동안 연초에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던 회사의 실제 이익이 늘어난 비율은 51%에 그친다./KB증권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정보력이 뒤지는 개미들은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목표 주가에 의존해서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도 사람이고 주식시장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니까, 미래의 회사 이익과 주가 등락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주식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라는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의 지적처럼, 예측으로 시장을 이기려고 하면 실패하기 쉽다.

실제로 KB증권이 지난 2011년부터 10년 동안 애널리스트들의 연초 영업이익 예상치와 1년 후 결과를 추적해 봤더니, 평균 51%의 오차를 냈다. 10년 동안 연초에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회사의 이익이 실제로 늘어난 비율은 절반이었다는 얘기다.

올해는 어떨까.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코스피·코스닥 604개 기업 중 538개(89.1%)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전쟁 가능성, 미국 긴축 등 여러 악재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과거 10년 평균 적중률 이상으로 평타는 칠 수 있을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