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스닥이 깜짝 반등한 덕분에 마이너스(손실)가 좀 줄었네요. 하지만 아직 원금 회복하려면 멀었습니다.”

16일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4.6% 오른 878.15로 마감했지만, 위메이드나 에코프로비엠 등 코스닥 주요 종목을 보유한 주주들은 활짝 웃지 못했다. 올해 코스닥 하락 폭이 워낙 커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주주 게시판에는 아쉬움을 드러내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이날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2020년 6월 16일(6.1%)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여전히 지난해 말(1033.98)보다 15.1% 하락한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서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일부 병력을 철수하면서 전쟁 발발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증시 전망을 낙관하기도 어렵다.

◇역대급 외국인 ‘셀 코스닥’

올해 코스닥시장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2조7865억원을 순매도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2018년 같은 기간 순매도액(1조794억원)의 2배가 넘는다.

국내외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 긴축 정책의 고삐를 더 빠르게 조일 것이란 전망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는 테크기업처럼 기업의 미래 성장성 등을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들이 타격을 많이 입는다. 금리가 오르면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기업의 미래 가치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금리 인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코스닥 시장에서는 성장주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라며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성장주를 많이 팔았지만, 반대로 금리 인상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주 등을 사들였기 때문에 순매도 규모가 적은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것도 코스닥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반적인 증시 ‘조정’ 국면에서 국내 증시 투자 비중은 줄이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은 코스피 시장 내 비중만큼 사들여야 했다”며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했던 코스닥 주식을 매각한 돈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저가 매수 나선 개인 투자자 손실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3조9570억원을 순매수했다. 주가가 하락하자 반등을 기대하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 바람에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부진한 상태다.

올 들어 종목별 평균 순매수 가격과 15일 종가를 비교해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서 모두 손실을 보고 있다. 개인 순매수 1위인 게임회사 위메이드 주식의 평균 순매수 가격은 13만4200원인데 15일 종가와 비교해보면 수익률은 -27.7%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위메이드 주가가 전날보다 12.1% 높은 10만8700원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가격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카카오게임즈(수익률 -10.7%), 에코프로비엠(-8.7%), 엘앤에프(-9.1%), 펄어비스(-18.1%) 등 코스닥 배터리·게임주에 주로 투자했지만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당분간 코스닥 지수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군이 일부 철수하면서 전쟁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주식 시장에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축소 조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명지 팀장은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 외에도 양적 긴축(보유한 자산을 팔아 시중 자금을 회수하는 정책) 등도 추진할 텐데 시장에 어떤 충격을 줄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코스닥 지수가 지난해 말보다 높은 수준까지 상승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