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는 청년만 있나요? 지금 대한민국에서 최대 피해자는 4050입니다. 혜택 받는 건 1도 없으면서 4대 의무는 다 지키라고 하고 아이 낳아 노인 부양시키고, 평생 세금셔틀 신세네요. 모든 국민을 위한 대책이 나오길 바랍니다.”
“청년만 국민인가요? 10%짜리 노년희망적금도 만들어 주세요. 요즘 너무 힘듭니다. 우리도 살고 싶어요. 애들 키우고 부모 부양하느라 돈 들어갈 곳은 엄청 많은데 왜 처자식도 없는 청년한테만 돈을 뿌리는 겁니까.”
“요즘 젊은이들은 코인이랑 주식 투자해서 우리 젊을 때보다 더 부자라는데, 왜 생활이 어렵다는 건가요. 대선 앞두고 선심성 정책 아닌가요? 공평하게 소득 기준으로 나누고 나이 제한도 없애주세요.”
오는 21일 출시되는 ‘청년희망적금’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관제 금융상품이지만 워낙 혜택이 파격적이다 보니,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계층, 특히 나이 제한 때문에 탈락한 4050 세대가 ‘역차별’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10% 넘는 좋은 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봤더니 청년만 된다고 하고, 진짜 중년층은 청년과 노년 사이에 끼어서 제대로 된 혜택 하나 받기 어렵다”면서 “진짜로 지원해 줘야 할 대상은 나 같은 중년인데 국고가 이렇게 낭비된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젊은층은 “집값 급등으로 가장 꿀빤 세대가 4050 아닌가”라면서 “정부가 1000만원씩 준다는 것도 아니고 100만원쯤 더 준다는 건데 질투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고 반박하고 있다.
30대 황모씨는 “지금 4050은 대출 받아서 집도 여러 채 쉽게 살 수 있었지만 지금 젊은층은 아무리 월급을 모아도 아파트 한 채 제대로 살 수 없다”면서 “정부가 열심히 세금 내라고 당근 주는 거니까 4050은 배아파하지 말라”고 말했다.
새로 나온 청년희망적금은 도대체 어떤 상품이길래, 세대 갈등까지 야기하는 걸까.
청년희망적금은 총 급여 3600만원을 넘지 않는 만 19~34세에게 정부가 최대 36만원 상당의 저축 장려금을 보너스로 얹어주는 재테크 상품이다.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이 없으면 가입할 수 없다. 매달 50만원씩, 2년간 12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원금 손실이 없는 적금 상품이지만, 기본 금리가 5%로 높은 데다 이자소득세 비과세, 저축 장려금 등의 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최종적으론 연 10%대 이자 효과가 생긴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이 판매 예정인 청년희망적금의 실제 이율은 연 10.49%로, 50만원씩 2년 불입하면 만기 때 1331만1250원을 받게 된다. 같은 KB국민은행에서 최고 금리(4.8%)로 일반 적금에 가입할 때보다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이 80만원 가량 더 많다.
‘재테크의 여왕 슈엔슈’ 블로그를 운영 중인 금융상품 전문가 박현욱씨는 “적금 이자가 연 10%가 넘을 정도로 높으면서 이자소득 비과세에 저축 장려금까지 얹어주는 상품은 청년희망적금이 국내 최초”라며 “증시 변동성이 커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요즘 같은 시기에는 고금리 상품을 우선 순위에 둬야 하는데, 청년희망적금을 투자 대안으로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미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어서 여유 자금이 빠듯하다면, 잠시 펀드 적립을 중단하고 청년희망적금 가입을 고려해 보라고 박씨는 조언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연초 이후 -9.5%)는 말할 것도 없고, 한때 승승장구했다는 미국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8.6%로 마이너스다(에프앤가이드 자료).
한편, 청년희망적금은 1인1계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가입할 곳을 잘 골라야 한다. 월급 통장이 있는 주거래 은행에서 가입하면 우대 금리와 커피 쿠폰 등 가입 이벤트 사은품도 챙길 수 있어 유리하다.
정부의 저축 장려금 예산이 한정적인 만큼, 너무 늦지 않게 신청하는 것이 좋다. 오는 9~18일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 ‘청년희망적금 미리보기 서비스’를 클릭해 보면 가입 대상이 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청년희망적금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조선닷컴 기사(청년희망적금 금리, KB가 10.49% 최고)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자격이 된다면 가입을 고려해 보세요. 지인이나 자녀가 대상자일 것 같다면, 상품 출시 소식을 공유해 주세요.